불매·코로나에 몸집 줄이는 유니클로… 반일운동 후 22개 폐점
강남대로 대표 매장도 문 닫아

유니클로가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다음 달 매장 9곳을 폐점한다. 2005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래 유니클로가 한꺼번에 매장을 철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년 넘게 진행된 불매운동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유니클로 매장.

31일 업계에 따르면 9개 점포를 8월 말까지 폐점한다. 이번에 폐점하는 매장은 청주 메가폴리스점(9일), 김해 아이스퀘어점(16일), 홈플러스 울산점(22일), 강남점(31일)과 서초점(31), 신세계백화점 경기점(31일), 부산 남포점(31일), 대전 밀라노21점(31일), 아산점(31일) 등이다.

폐점 리스트에는 서울 강남대로에 위치한 강남점도 포함돼 이목을 끈다. 2007년 개장한 강남점은 3층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한때 강남대로 상권의 부활을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한 개층을 줄인 채 운영되어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186개였던 유니클로 매장 수는 9월이면 165개로 줄게 된다. 지난해 7월 일본 불매운동 이후 유니클로는 총 22개 매장을 닫게 됐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과 한일관계 등 외부 영향을 비롯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유통업계 추세를 반영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오는 9월 개장하는 안성 스타필드에 새 매장을 여는 등 신규 출점은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7월부터 불거진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직격타를 맞았다. 유니클로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작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한 9749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매출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000억원대에 이르렀던 영업이익도 1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2018년 9월 국내 시장에 진출했던 자매 브랜드 지유(GU)도 오는 8월 국내 사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대부분 대형 매장으로 운영비가 많이 드는데, 1년 넘게 불매운동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점포 운영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2019년 9월~2020년 5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5.2% 감소한 1조5449억엔, 영업이익이 46.6% 감소한 1323억엔을 기록했다. 최종 이익은 42.9% 감소한 906억엔이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 매장들이 장기 휴업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