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악의적인 공격(maligning attacks)으로 틱톡을 더럽히고 있다."

중국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틱톡(TikTok)’을 이끄는 케빈 메이어 최고경영자(CEO)가 세계적인 SNS 서비스 페이스북에 비난을 쏟아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전했다.

메이어 CEO는 29일(현지 시각) 틱톡 합류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성명을 내고 갈수록 거세지는 미국의 틱톡 관련 규제를 언급하며 그 배경에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페이스북 플랫폼을 확장하려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모략이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 페이스북이 선보이려는 새로운 비디오 서비스 ‘인스타그램 릴스(Instagram Reels)’는 그저 틱톡 ‘모방제품(copycat)일 뿐이고, 페이스북은 이미 비슷한 동영상 앱 ‘라소’를 선보였다가 순식간에 접었던 경험이 있지 않냐"며 "애국심이라는 가면을 쓰고 틱톡을 이겨보려는 페이스북에 맞서기 보다, 소비자 서비스를 위한 공정하고 열린 경쟁에 힘을 쏟자"고 덧붙였다.

월트디즈니 재임 시절 케빈 메이어 틱톡 최고경영자(CEO).

앞서 페이스북 산하 사진 공유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은 다음달 초 신규 동영상 서비스 ‘릴스’ 출시를 앞두고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스타그램이 틱톡에서 활동하는 인기 크리에이터들을 빼오기 위해 1인당 최대 수십만달러의 현금을 살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릴스를 시범 운영하는 국가에서 활동 중인 틱톡 크리에이터들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한 틱톡 크리에이터는 "릴스에만 영상을 독점 업로드하는 조건으로 수십만달러 현금을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스타 크리에이터 섭외는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꼽힌다.

메이어 CEO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1993년부터 쭉 디즈니에서 콘텐츠만 담당한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다. 그는 지난 5월 틱톡 CEO와 함께 모기업 바이트댄스 최고운영자(COO) 자리에 앉은 이후, 미국 정부가 틱톡과 위챗 사용 금지안을 검토하는 미·중 '테크 전쟁'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딱히 미국 기업에 대한 비판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북이 대규모 현금을 살포해가며 틱톡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 하자 ‘글로벌 전면전’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은 이용자 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기고 있다는 논란 등에도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앱 가운데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페이스북은 앞서 메이어 CEO가 밝힌 대로 2년 전 틱톡에 맞서 비디오 앱 ‘라소’를 출시했으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페이스북에 이어 유튜브도 올해 안에 틱톡을 따라잡기 위한 짧은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