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가 리빙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꾸준히 커가는 국내 리빙 시장을 잡기위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구·생활용품 시장 규모는 2008년 7조원에서 2023년 18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콕(집에만 있는 사람들)족의 증가로 집 안을 꾸미는 수요가 늘면서 백화점 리빙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입점한 국내 첫 이케아 도심형 매장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 천호점에 국내 첫 이케아 도심형 매장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를 열었다. 계열사로 가구 제조업체 현대리바트를 두고 있지만, 리빙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경쟁업체와 손을 잡았다.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의 특징은 홈퍼니싱 전문가들이 상주해 있어 집을 꾸미고자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대 1 상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케아의 강점을 살려 매장에 진열된 모든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매장에는 침대, 옷장, 서랍 등의 가구뿐 아니라 홈퍼니싱 액세서리까지 약 500여 가지 제품이 전시됐다. 또 매장 곳곳에 태블릿 기기를 배치해 제품의 가격이나 특징을 확인하고 가구의 높이나 넓이, 재료 등을 다양하게 조합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27일 디큐브시티점에 두 번째 이케아 도심형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8년 전부터 리빙 사업을 키워왔다. 2012년 현대리바트를 인수했고, 2017년에는 미국 최대 가구·생활용품 기업인 윌리엄스 소노마를 들여와 국내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다. 2018년에는 백화점 업계 최초로 삼성 프리미엄 스토어를 선보였고, 무역센터점에 럭셔리 리빙관, 천호점에 초대형 리빙관을 운영 중이다.

그래픽=이민경
롯데백화점 강남점 고급 가구 편집숍 '더콘란샵'.

롯데백화점의 리빙 사업 전략은 '고급화'로 요약된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11월 영국 고급 가구·생활용품 편집숍 '더콘란샵'을 오픈했다. 더콘란샵은 지난 1974년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 테렌스 콘란이 설립한 리빙 관련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다. 가구와 홈데코, 주방용품, 식기, 침구 뿐 아니라 서적과 예술 관련 제품, 잡화 등 다채로운 상품군을 갖췄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더콘란샵은 오픈 이후 매출이 매달 20%씩 증가하고 있다.

더콘란샵은 자체 상품과 해외 다양한 고급 브랜드를 함께 판매한다. 자체 상품 비중은 약 30% 수준이며, 1000만원짜리 책상부터 4000만원짜리 소파까지 하이엔드급 고가 제품으로 구성됐다.

대표 상품은 스위스 비트라, 핀란드 아르텍, 덴마크 칼 한센, 미국 놀 등 해외 고급 가구 브랜드다. 또 덴마크 조명 브랜드 루이스 폴센, 프랑스 쿠션 브랜드 줄팡스 등 국내에선 생소한 브랜드도 갖췄다. 위스키를 시음하며 전문가와 인테리어를 상담할 수 있는 VIP룸도 마련했다.

더콘란샵은 최근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의 소장품인 전 세계 레어북 컬렉션을 전시했다. 매장을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뛰어 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스타일 리빙' 매장.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의정부점에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같은 쇼룸 형태의 매장 '스타일 리빙'을 선보였다. 이는 백화점업계 최초 시도로 관심을 끌었다.

스타일 리빙은 현관, 거실, 주방, 안방, 아이방, 서재 등으로 구성된 아파트 내부를 매장에 그대로 재현했. TV, 냉장고 등 가전은 물론 가구, 소품까지 각 공간 콘셉트에 맞게 꾸며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다.

최근 이 매장은 다음 달 말 백화점 반경 4㎞ 내에 입주 예정인 1700세대 규모 대단지 아파트단지를 겨냥해 개편했다. 주변 아파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평형에 맞춰 각자의 생활공간, 가족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늘어난 걸 고려해 홈 오피스룸으로 만든 거실과 자녀 방, 호텔 같은 욕실 등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스타일 리빙 쇼룸은 개장 이후 4개월간 20% 가까이 매출이 늘었다"면서 "전문 인테리어 업체를 섭외하고 실제 아파트 인테리어와 똑같이 시공해 현실감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8년 가구 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직접 상품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까사미아는 지난해 말 고가 가구 브랜드 '라메종'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자체 온라인몰 '굳닷컴'을 론칭했다. 기존 운영했던 온라인몰은 까사미아 자체 브랜드만 팔았다면, 굳닷컴은 타사 브랜드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리빙은 명품 다음으로 매출 신장률이 높은 품목"이라면서 "직접 가구를 만드는 것은 물론 국내외 상품을 유통해 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리빙 사업을 키워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집에서 음식을 해 먹고 파티를 하는 등 다양한 홈 문화가 발전할 것이고 이 수요를 잡기 위한 백화점의 경쟁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