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끼리 모이면 주식 얘기만 하고 있어요. 그간 다들 얘기도 안 꺼냈는데, 회사 주가가 오르니까 분위기가 좋습니다. 저는 작년에 자금이 없어서 못 넣었는데 아쉬워 죽겠습니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최근 싱글벙글한다. 지난해 5월 청약받았던 우리사주가 '골칫거리'에서 '효자'로 바뀐 덕분이다. 우리사주로 속앓이를 했던 직원들은 주가 상승에 웃음꽃이 피었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29일 전날보다 9.05% 오른 1만8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에는 1만1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정부가 한국형 그린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기 전에는 4000원대에 머물렀으나 약 보름 만에 주가가 2배를 웃돌게 됐다.

두산중공업의 최근 1년간 주가 흐름.

상황이 이렇자 작년에 우리사주를 배정받았던 두산중공업 직원들의 주식가치도 크게 뛰었다. 직원들은 지난해 5월 두산중공업이 52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당시 우리사주조합 형태로 5500원에 주식을 산 바 있다. 이날 종가와 비교해보면 직원들의 1주당 수익률은 97%에 달한다. 우리사주로 1만주를 받았다고 가정하면 5350만원의 평가차익을 낸 셈이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은 당시 탈원전·탈석탄 흐름으로 힘든 회사를 돕고 수익도 내자며 우리사주 운동을 벌였다. 회사 측은 "우리사주가 흥행해야 외부에서도 투자를 늘린다", "이번이 마지막 재산 증식의 기회"라며 홍보했고, 직원들도 주가가 5500원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에 청약에 나섰다.

임직원들은 배정된 우리사주조합 물량 1700만주, 944억원 어치를 전량 청약했다. '우리사주가 완판됐다', '주당 발행가액이 낮게 책정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유상증자도 흥행해 청약률은 101%에 달했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로 얻은 자금을 두산건설 지원,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과 주주들의 기대와는 달리 주가는 이달 중순까지는 바닥을 기었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이 악화되고 일감이 없어 일부 휴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해 3월 27일 주가는 상장 이래 최저가인 2395원까지 떨어졌다. 마지막 재산 증식의 기회가 아니라 원금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던 것이다. 보호예수가 끝나는 날이었던 5월 29일에도 청약가보다 22% 낮은 4280원에 머물렀다.

제주 탐라해상풍력 발전단지 전경. 이곳에 설치된 해상풍력발전기는 모두 두산중공업 제품이다.

상황이 바뀐 것은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으로 풍력사업을 영위하는 두산중공업이 다시금 주목받으면서부터다. 문 대통령이 지난 14일 "2030년까지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후에도 두산중공업의 도약을 기원하며 기대감을 끌어냈다. 문 대통령은 17일 그린뉴딜 첫 현장행보에서 "해상 풍력발전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한 게 10년도 더 돼 여러 대기업이 사업단을 꾸렸다가 철수했는데 두산중공업이 포기하지 않아 오늘의 수준에 이르렀다"며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도 이에 화답하듯 지난 19일 "해상풍력사업을 2025년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혀 주가가 들썩였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시장 확대 추세에 맞춰 기술개발(R&D), 생산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정부의 지원과 두산중공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의 경우 생존의 기로에서 정부의 유동성 공급을 받아 긍정적이지만 사업 구조 변경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신사업으로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국내 최초, 세계 5번째)로 독자모델을 확보했고 신재생 관련 풍력발전기를 출하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원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