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야외에서의 캠핑, 여름 휴가지로 떠올라
유통업계, '코캉스(코로나 바캉스)' 상품 판매… 아웃도어 업계도 특수

경북 군위에 있는 ‘바람이 좋은 저녁 캠핑장’.

코로나 속 여름 휴가철을 맞아 캠핑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사람들과 접촉을 피할 수 있는 탁 트인 야외에서 휴가를 즐기기를 원한다.

다음 달 초 강원도 한 캠핑장을 예약했다는 박모(41)씨는 "아이가 물놀이를 좋아해 그동안에는 리조트, 워터파크 등으로 여름 휴가를 갔었는데, 올 여름에는 캠핑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이를 데리고 캠핑장을 가는 부모들이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확실히 늘은 거 같다"라고 했다.

코로나로 해외 여행이 불가능해지자 리조트, 호텔 등 다중 밀집 시설보다는 캠핑장으로 여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캠핑장 예약 사이트 땡큐캠핑에 따르면 6월 전국 캠핑장 예약 건수는 8만10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증가했다. 7월 1일부터 19일까지 예약 건수는 5만6797건으로 전년 대비 74% 늘었다.

코로나가 휴가 트렌드를 바꿨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 이후 국민들이 안전을 의식해 밀폐된 실내보다 야외 별도의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즐기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안전, 자연 친화, 야외 활동 등을 코로나 기간 관광 키워드로 꼽았다.

CU가 지난 20일 출시한 캠핑용 먹거리 패키지 ‘편의로운 캠핑박스’는 온라인 판매 1시간 30분 만에 모두 판매됐다.

이에 유통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하며 캠핑 수요 잡기에 나섰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23층 옥상은 다음 달 8일 하루 캠핑장으로 변신한다. 코로나19와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하늘에서 야영을 하는 듯한 이색 체험을 선사하기 위해 옥상을 캠핑장으로 탈바꿈한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최근 캠핑 인기가 뜨거운 것을 고려한 기획"이라며 "캠핑 참가자와 모든 물품은 케이블타이와 로프를 이용해 고정하고, 취침 시에도 참가자의 몸을 등반용 벨트로 묶어 안전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캠핑을 떠나는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텐트, 그늘막 등 다양한 캠핑 용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 때 물안경, 튜브 등 바캉스 용품 위주로 할인 행사를 한 것과 비교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에는 없던 코캉스(코로나 바캉스)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CU는 지난 20일 소시지, 부대찌개, 콘버터 등을 담은 캠핑용 먹거리 패키지 ‘편의로운 캠핑박스’를 선보였다. 이 패키지는 온라인 판매 1시간 30분 만에 준비한 상품 1000개가 모두 팔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CU는 오는 30일 아웃도어 간편식 ‘편의BBQ 모둠찬’을 출시한다.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기존 도시락과 달리 쌈무, 양파, 깻잎, 마늘, 고추, 볶음김치, 쌈장 등 밖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때 꼭 필요한 반찬만 담았다.

코오롱스포츠의 ‘오두막’ 텐트.

식품업계도 캠핑용 간편식을 빠르게 선보였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캠핑용 밀키트 브랜드인 ‘캠밀’을 내놨다. 식재료를 썰거나 밑간을 해야 하는 일반적인 밀 키트보다 조리 과정을 줄였고, 우유 박스와 자작나무 상판을 포장재로 사용해 캠핑장에서 테이블이나 간이 의자로 재활용할 수 있게 했다. 신세계푸드는 캠핑족을 위한 육류 간편식 ‘올반 소고기구이’를 선보였다.

성장이 정체됐던 아웃도어 의류 시장도 코로나발(發) 캠핑 인기로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코오롱스포츠가 지난 24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판매한 ‘오두막’ 텐트는 판매 5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완판됐다. 또 캠핑장비 업체 헬레녹스와 협업해 지난 5월 선보인 캠핑의자는 두 달 사이 96%의 판매율을 기록했다. 코오롱스포츠는 9월 본격적인 캠핑 시즌을 맞아 오두막 텐트는 물론 다양한 캠핑 용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K2, 블랙야크 등도 코로나 이후 텐트, 접이식 의자, 코펠 등 캠핑 용품 판매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