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저우 공장 지분 10% 보유한 CSOT가 사실상 낙점된 듯
"정부 지원 없이 신규공장 투자는 부담, 라인 검증된 쑤저우가 매력"
日 이어 韓도 발 빼는 LCD 시장, 중국 1·2위간 캐파 경쟁 치열 전망
대형 OLED 핵심기술 보유 中 'CEC판다' 놓고도 BOE·CSOT 접전

중국 가전업체 TCL 그룹 자회사인 패널업체 CSOT(차이나스타)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이어 한국까지 LCD 사업에 발을 빼면서 이제 LCD 시장은 생산능력(캐파) 기준 세계 1위인 중국 BOE와 2위 CSOT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LCD 공장.

29일 업계를 종합하면, CSOT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 공장 인수가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 현지 디스플레이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CSOT가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말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까지만 LCD를 생산하고 내년부터는 차세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에 있는 LCD 공장은 QD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중국에 있는 쑤저우 LCD 공장은 현지 패널업체에 매각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CSOT는 삼성 측이 LCD 출구전략을 공식화했을 때부터 '쑤저우 공장 인수 후보 1순위'로 꼽혀 왔다. 모회사인 TCL이 삼성 쑤저우 공장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60%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나머지 30%는 쑤저우 시 정부가 각각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대형 디스플레이에 공을 들이고 있는 CSOT에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공장은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일부 고부가 LCD 제품 생산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큰 틀에서 한국은 LCD 사업을 접는 분위기"라며 "이제 유력 LCD 업체는 BOE와 CSOT 정도가 남게 되고, CSOT로서는 BOE와 경쟁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검증된 라인인 삼성 쑤저우 공장을 인수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을 비롯한 대만 등 중화권 패널업체들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신규 공장을 투자하는 데 정부 보조금 받기가 어렵다는 것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현지 패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부터 쑤저우 공장에서 패널을 생산해 왔다. 이번 공장 매각 역시 어느 정도 수율(완제품 비율)을 낼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해주는 조건이 포함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SOT는 매물로 나와 있는 중국 패널 업체 CEC판다 인수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BOE가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투자하기 위해 옥사이드(Oxide·산화물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CEC판다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수전에 CSOT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CSOT는 최근 일본 JOLED의 지분 11%를 받는 조건으로 200억엔(약 227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JOLED가 보유하고 있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CSOT가 대형 OLED 개발·생산에도 뛰어드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예상이 나온다. CEC판다까지 인수하면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CSOT는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전망이다.

그래픽=김란희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CSOT는 올해 생산능력 기준 전세계 LCD 시장에서 점유율 14%로 BOE에 이어 업계 2위에 오를 전망이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국 패널업체들의 LCD 공장 셧다운(가동중단)으로 CSOT는 내년부터 시장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라인을 인수할 경우 점유율은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