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장에서 상승 랠리를 이어온 언택트(비대면) 종목 3대장인 NAVER(035420)·카카오(035720)·엔씨소프트(036570)주가가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005380)·기아차·삼성전자(005930)등 대표적인 콘택트(대면) 종목은 오름세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증시 성장을 주도했던 언택트 종목이 조정을 받고 최근 콘택트 종목이 호실적을 기록하자 언택트와 콘택트 모두 포트폴리오에 담으려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 진단했다.

조선DB

◇ 언택트 주춤 vs 콘택트 기지개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지난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036570)는 전 거래일보다 2.12% 내린 78만5000원에 마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6일 장 중 99만7000원까지 오르며 100만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3주 만에 장 중 최고가와 비교해서 약 21.26% 내려앉으며 주춤하고 있다. 카카오(035720)NAVER(035420)도 마찬가지다. 두 종목은 이날 1% 내외로 반등했지만 각각 장 중 최고가를 기록했던 10일 36만8000원과 30만8500원에 비하면 약 11.27%, 7.77% 감소했다.

카카오와 NAVER, 엔씨소프트는 코로나 국면에서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종목이다. 이들은 코로나 장세에서 성장주 역할을 톡톡히 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지난 4월 1일 기준으로 이날까지 카카오는 116.94% 급등하며 배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는 27.02%, NAVER는 74.53% 상승했다. 산업 구조나 경제 상황이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우려에도 이들 종목은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발판 삼아 성장주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에 최근 시장에서는 ‘언택트 종목은 성장주’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반면 언택트 종목이 한풀 꺾인 틈을 타 현대차와 기아차, 삼성전자, 삼성전기(009150)와 같은 전통적인 경기민감주·가치주 종목이 최근 2주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언택트와 비교돼 시장에서 콘택트 종목으로 불리고 있는 자동차·IT(정보기술)·반도체 업종 주가가 탄력을 받는 것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0.82% 오른 12만3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3일(10만1500원)보다 21.67% 오른 셈이다. 기아차와 삼성전자, 삼성전기도 같은 기간 약
11.53%, 4.11%, 8.23% 올랐다.

◇ 일시적인 조정…성장주·가치주 함께 담으려는 움직임

언택트 종목의 주가가 주춤하는 것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단기간 과열에 따른 일시적인 주가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코로나 국면이 끝나도 플랫폼 비즈니스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많아 이들 종목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많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이 배로 올랐다가 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며 폭락하는 게 아닌 이상 아직까지는 건전한 조정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주로 하는 기업"이라며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장성은 높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에도 수혜는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콘택트 종목이 상승하는 것은 언택트 등 성장주가 단기간에 과열되자 투자자들이 성장주와 가치주를 동시에 가져가는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성장주와 가치주를 함께 담는 ‘바벨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성장주인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게 형성된 자동차와 IT 업종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있다"고 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성장주가 과열되자 투자자들이 대안을 생각한 것"이라며 "성장주가 최근 주도주로 군림했는데 이들이 주춤하면서 대안으로 다시 자동차와 IT 등 전통적인 가치주가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