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과 은 등 귀금속이 유일하게 굳건한 ‘안전 자산’으로 떠오르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부터 같은 안전 자산으로 주목 받던 미 국채와 달러의 수익률이 떨어지자, 금과 은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금에 이어 아직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은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의 코로나 경제회복 기금 합의에 따라 은 수요가 늘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금과 은 등 귀금속이 유일하게 굳건한 ‘안전 자산’으로 떠오르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 등은 최근 금과 은의 가격 상승을 두고 새로운 해석이 더해지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로베코자산운용의 제로엔 블로클랜드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귀금속이 완벽한 ‘폭풍(storm)’에 휘말린 것 같다"며 최근 현상에 대해 언급했다.

금 가격은 올해 22%(약 70달러 안팎) 상승해 현재 사상 최고치 수준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 공급으로 5년 만기 미 재무부 국채는 현재 -1.15% 수익률을 기록하며 7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경기 회복의 약세, 코로나 추가 발생 전망,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영향에 대해 불안해하면서도 귀중한 금속 매입이 둔화될 것으로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귀금속 전문가인 피터 그로스코프 스프로트 최고경영자(CEO)는 "금은 안전 자산으로서 우월하고 실제 가격도 다른 금속 ETF(상장지수펀드)보다 낮아 ‘헤지(위험 회피)’ 매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ETF는 금 보유고를 1억950만달러(약 1313억2300만원)로 28% 증가시켰고 1억500만 온스 이상으로 늘렸다.

도쿄 SMBC 니코증권의 마코토 노지 외환 및 채권 전문가는 "3월 이후 미 달러화가 최저 가격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도 (안전 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케미즈 유이치 일본 금시장협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재정 지출과 통화 완화로 인한 실질 금리 하락으로 달러화에 가해진 피해는 금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제공한다"면서 "이 같은 환경이 지속되는 한 금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바에 본사를 둔 반케 롬바드 오디에르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스테판 모니에르도 "미 국채의 저조한 수익률과 미 달러 약세, 무엇보다 중앙은행들이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금 보유를 지속하면서 금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흐름은 지난 10년 동안에도 계속돼 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온스당 1000달러를 처음 넘어서고 나서 2011년 9월 온스당 1921.17달러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10년 만에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최근 은 역시 금 투자 수요와 맞물 리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은 가격은 금 가격보다도 아직 저렴하다는 점에서 매력이 더 커지고 있다.

은은 지난주 온스당 22달러로 14% 오르며 거의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더 많은 이들이 귀금속 펀드에 투자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유럽연합이 코로나로 인한 경제회복 기금을 마련하는 데 합의하면서 은 가격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 기금이 환경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출을 30% 배정하는 등 EU가 소위 ‘녹색 채권(green bond)’을 발행할 가능성이 있어 안전 자산을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이 대두된 것이다.

제로엔 블로클랜드 매니저는 "이는 세계적으로 환경 회복에 대한 움직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은은 전자제품과 태양 전지판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용 용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은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