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205%, 매출 33% 급증… D램가격 상승 덕
"불확실성속 스마트폰 게임콘솔 등 수요 개선 기대"

SK하이닉스가 비대면 경제 활성화와 D램 가격 상승으로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엔 D램 가격 하락이 예상돼, 당분간 추가적인 실적 개선은 힘들 전망이다.

23일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9467억원, 매출 8조606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5.3%, 33.4%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은 1조2642억원으로 135.4% 늘었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1조8000억원, 매출 8조3000억원 내외를 예상하던 증권가 추정치(컨센서스)에 소폭 상회한다.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M15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버 메모리 수요 강세로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조성됐고, 주력 제품 수율 향상 등 원가 절감이 동반되면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D램은 모바일 수요 부진이 지속됐으나 서버와 그래픽 제품 판매가 늘었다. 2분기 D램 출하량은 지난 분기보다 2%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ASP)은 15%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일시적인 D램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 3분기 출하량 증가세도 2분기와 비슷할 것"이라며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고객사 재고 확보가 이어지며 재고 수준이 높은 편이었지만, 연말을 지나면 정상화된다"고 했다.

낸드플래시는 SSD에서 우호적인 가격 흐름이 이어졌다. 낸드 사업 중 SSD 비중은 처음으로 50%에 육박했다. 낸드 총 출하량은 지난 분기보다 5%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8%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96단·128단 비중이 3분기 60%, 4분기엔 70%를 넘어설 예정으로, 3분기말엔 128단 낸드플래시를 본격 출하할 계획"이라며 "고객사 낸드 재고는 3분기 소폭 감소할 듯하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불확실성이 계속되겠지만, 주요 국가들의 부분적인 경제 활동 재개와 함께 5G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고 신제품 출시가 예정된 게임 콘솔 등에서 수요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5G가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적용되고, 동시에 중저가 스마트폰의 고용량 메모리 채용이 가속화된다는 예상이다. 게임 콘솔은 그래픽 D램(GDDR)과 낸드플래시 수요를 견인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게임 콘솔 영향으로 하반기 GDDR·낸드플래시 비트(bit) 기준 출하량(비트그로스)이 각각 50%, 5% 늘어난다"고 봤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수익성 중심으로 제품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채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LPDDR5 제품도 적기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64GB(기가바이트)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10나노급 3세대(1Z) 제품 양산도 본격화 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과 게임 콘솔 수요에 대응하고 서버향 사업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시설 투자와 캐파(생산능력) 운영은 기존 계획대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기존보다 투자를 더욱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내년도 투자도 큰 폭의 증대는 힘들 듯하다"고 했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에도 대외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