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SF 투자 데이터기업 소개 라운드 테이블
AI로 축산 데이터 처리⋅암호화로 데이터 안전 확보 등
'디지털 뉴딜' 핵심 데이터댐 구축 기여 기대

"데이터 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댐의 기본 개념과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폭증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적시적소에 흘려보내고, 데이터를 채워넣는 것입니다. 이번에 네이버가 투자하는 4개팀은 그 데이터댐을 위한 스타트업입니다."

네이버의 기업형 액셀러레이터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가 21일 신규 투자 스타트업 4개를 발표했다. 카카오 등 다른 IT 기업과 달리 네이버의 경우 직접 투자하는 스타트업이 사실상 기업의 미래 비전과 더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심사숙고를 거친다는 것이 양상한 D2SF 센터장의 설명이다.

이번에 투자하는 데이터 분석 기업들도 사실상 네이버가 지향하는 차세대 데이터 기반 서비스의 목표를 반영하고 있다. 정부가 민관 협력으로 추진키로 한 디지털뉴딜의 핵심인 ‘데이터댐’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가 21일 강남 메리츠타워에서 열린 D2SF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회사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우선 D2SF는 클라우드·엣지컴퓨팅 등을 통해 대규모 데이터 처리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클로아에 투자를 결정했다. 클로아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데 최적화된 데이터 파이프라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데이터 실시간 처리를 염두에 두고 모든 기능을 설계, 기존 솔루션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처리량에서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임성은 클로아 대표는 "최근 게임, 모빌리티, 포털 등 기업에서 제공하는 IT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이는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하다"며 "대다수 기업은 클라우드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데이터 전송과 관련한 파이프라인(Pipeline)이 복잡하고 운영도 쉽지 않으며 폭증하는 데이터 때문에 처리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벌어진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데이터 처리에도 도시의 상·하수도 개념과 마찬가지로 명확하고 통합화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클로아의 사명도 고대 로마에서 고안된 세계 최초의 상하수도 시스템인 '클로아카 막시마'에서 따왔다. 임 대표는 "각 기업마다 데이터 네트워크 구조는 다르지만 백엔드 구조의 경우 기술 범용화가 가능하다"며 "클로아의 기술로 엣지부터 클라우드까지 매우 심플한 방식으로 효율적인 데이터 구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데이터 경제의 '사각지대'로 알려진 축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앞세운 '한국축산데이터'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는 "한국 축산업은 다른 선진국과 달리 17년간 생산성이 정체돼 있다"며 "한돈협회가 고시한 돼지 폐사율만 32%에 달하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국 축산업이 오랜 기간 생산성 정체에 빠진 이유는 농가 현장의 인력난 때문이다. 경 대표는 "돼지 축산업의 경우 우리나라는 보통 한 사람이 1000마리~2000마리를 관리한다"며 "혼자 너무 많은 돼지를 관리하다보니 가축의 건강 이상징후 등을 포착하고 치료하면 살릴 수 있는데 대부분은 죽은 뒤에야 발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축산데이터는 AI 기반의 컴퓨티 비전 기술을 이용해 가축들의 상태, 움직임 등을 모니터링하고 혈액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 카메라로 돼지의 걸음걸이, 체중 등도 감지해 이상행동을 보이는 가축을 선별해 관리하기도 하고 유전능력, 생산능력, 전염질병 안정화, 약품효능 분석 등 종합적인 헬스케어 기능도 제공한다. 회사에 따르면 한국축산데이터의 플랫폼을 채택한 농가의 생산성이 통상 3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D2SF는 동형암호 기술 기업인 디사일로에도 투자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개인정보 침해와 데이터 유출에 대한 우려로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동형 암호화는 암호화된 상태 그대로 데이터 연산을 가능케하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암호를 푸는 복호화 과정 없이 데이터를 처리함으로써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 사일로(데이터가 한 곳에 갇혀있는 현상) 문제를 해결한 최신 기술이다.

또 D2SF는 스포츠 선수들의 훈련, 체력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QMIT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플코'는 선수 개인의 오버 트레이닝(over training) 여부, 신체 부하 정보 등을 판단해, 최적의 훈련 리듬과 강도를 추천하는 솔루션이다. 이번 투자에는 롯데 액셀러레이터가 공동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