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개봉 일주일 만에 200만명 관객 돌파
성수기 앞두고 극장가 회복세… CJ CGV 유증 청약에 힘 더할까

영화 ‘반도’의 흥행으로 극장가가 활기를 되찾는 가운데 국내 멀티플렉스 1위 CJ CGV의 유상증자 청약 흥행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CJ CGV(079160)이날부터 21일까지 이틀간 기존 주주와 우리사주조합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에 나선다. 미달시 22~23일 일반공모청약을 진행하며, 내달 7일 신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신주 수량은 1393만8687주로 현 주식 수(2116만1313주)의 65.9% 수준, 신주 발행가액은 1만5850원이다. 이는 지난 20일 종가인 1만9450원에 비해 18.5% 낮은 가격이다. 지난달 17일 신주배정기준일의 1차발행가액(1만7250원 대비로도 1400원 싸졌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 우려로 주가 하락이 계속된 탓이다.

지난 9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CGV 모습.

이번 유증 청약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약 2209억원 규모다. CJ CGV는 현재 자금 수혈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당장 이달 말 410억원의 은행 한도대출 만기를 앞두고 있고,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물량도 총 1000억원 규모다. CJ CGV는 공모자금 중 161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나머지 599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 경우 올해 1분기 연결기준 844.7%에 달했던 CJ CGV의 부채비율은 575.3%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유증 청약의 흥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코로나 19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가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CJ CGV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4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급감했고, 7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신한금융투자는 CJ CGV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88.3% 급감한 563억원, 영업손실 1380억원(적자전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달 CJ CGV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각각 ‘A+’와 ‘A2+’에서 ‘A’와 ‘A2’로 하향 조정하고,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한신평은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 방안에도 코로나 19 확산 장기화로 수익성 및 재무구조 안정화 여부가 불확실한 점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영화업계 전체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이날 영화진흥위원회가 내놓은 2020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넘게 줄어든 3241만명, 매출액은 70.6%가 줄어든 27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최저치다.

영화 ‘반도’ 포스터.

다만, 일각에서는 CJ CGV의 점진적 회복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최근 잇따른 신작 개봉 효과로 극장가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18~19일) 전국 극장 관객은 103만8327명으로 집계됐다. 주말 관객이 100만명을 돌파한 건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는 지난달부터 이어진 중대형급 상업영화의 신작 개봉 덕분이다.

특히 지난 15일 개봉한 ‘부산행’ 후속작 ‘반도’가 흥행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13분 기준 ‘반도’의 누적 관객수는 200만908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 개봉작 중 첫 200만명 관객 돌파다. 아직 개봉 초기인 것을 감안하면 손익분기점(250만명) 돌파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강철비2’,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여름 성수기를 노린 대작이 7~8월에 개봉할 예정이어서 극장가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 극장 영업 재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J CGV는 상하이, 톈진, 항저우, 난징, 광저우, 선전, 청두 등 12개 도시의 21개 지점 영업을 반년 만에 재개했다고 20일 밝혔다. 중국 70개 도시에 140개 극장을 운영 중인 CJ CGV는 코로나 19 여파로 지난 1월 말부터 중국 전 지점 문을 닫으면서 약 700억원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출은 지난해 CJ CGV 연결기준 매출액의 21%, 연결 이익의 20%를 차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작 개봉에 따라 극장이 정상화 과정에 진입 중이어서 주가의 반등이 예상된다"며 "현 주가는 유증가 대비 23% 높아서 일반공모 진행 시 경쟁률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CJ CGV 주가는 오름세다. 오후 2시 10분 기준 현재 CJ CGV는 전날 대비 3.6% 오른 2만150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