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체육회, 성희롱 예방지침·고충 상담원 없었다...폭력 예방 교육에 전직원 참여율 70%
팀 내 가혹행위로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고(故) 최숙현 선수가 속한 경북체육회의 성희롱 방지 조치가 미흡했던 사실이 지난해 이미 드러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1일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가부는 지난해 2월부터 3월 사이 대한체육회와 시·도 체육회 등 체육 분야 공공기관 등 100곳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벌였다. 이에 따르면 총 30개 기관(이하 중복)에서 성폭력·성희롱·성매매·가정폭력 등 폭력 예방 교육이나 성희롱 방지조치가 부실했다.
경북체육회는 성희롱 예방지침을 만들지 않았고 고충 상담원도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 등 폭력 예방 교육 부문에서는 전체 직원의 참여율이 70%에 그쳤다.
지난 2012∼2013년 경북체육회 소속이었던 최 선수와 그의 동료들은 이른바 '팀닥터'로 불리는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로부터 가혹 행위와 성추행 등을 당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안씨는 해당 의혹으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경북체육회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가 대표로 출전한 컬링팀 '팀 킴'이 대한컬링경기연맹을 상대로 인권 침해와 횡령 문제를 제기해 정부의 감사를 받았으나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컬링팀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경북체육회 외에도 각종 장애인체육회, 프로축구단과 시·군 체육회에서 폭력·성희롱 예방이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점검 결과 폭력 예방 교육을 아예 하지 않은 단체가 5개, 고위직 참여율이 50% 미만인 곳 4개 등 모두 27곳이 적발됐다. 성희롱 방지조치에서 지침을 만들지 않은 단체 8개, 고충 상담원이 없는 곳 2개 단체 등 모두 11곳이었다.
당시 여가부는 현장 점검에 나서면서 "체육 분야 등에서 일어나는 성희롱·성폭력을 예방하는 데 보다 실효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30개 기관의 부실이 드러났음에도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여가부가 체육계 전반의 선수 인권침해 예방 체계가 부실했다는 점을 적극 공론화했다면 추가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양 의원은 "성폭력 등 폭력 문제는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실효적인 폭력 예방을 위해 관리·감독도 더욱 철저히 해야 하지만 이런 문제를 사회가 신속하게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가부 관계자는 "교육을 안 한 게 아니라 몰라서 못 했던 등의 사유가 있는데 제재도 중요하지만 (특별교육을 통해) 잘 할 수 있게끔 하는데 무게를 둬야 인식 확산이나 (예방) 교육이 더 잘되지 않을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