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증 보도에 힘을 보태는 진보신문" 등 페이스북서 연일 논란
'법조출입 기자' 아닌 '국회출입 기자' 질문에 묵묵부답
그 뒤 페이스북에 "사법살인 당한 죽산 조봉암 떠올린다"
조봉암, 친일 흔적 있어 독립유공자 서훈 못 받아

"문제 언론이 계속 문제성 보도를 한다" "관음증 보도에 힘을 보태는 진보 신문" 등 페이스북 발언으로 최근 논란을 일으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식 행사에 참석했다.

언론을 강하게 비판한 추 장관에게 취재진들은 '휴가 중 관용차 사용'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 등에 대해 질문했으나, 추 장관은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추 장관은 그 뒤 페이스북에 "제헌절 국회의사당에서 이승만에 의해 사법살인을 당한 죽산 조봉암을 떠올린다"는 글을 썼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2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참석해 있다.

추 장관의 페이스북 글은 최근 계속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추 장관은 지난 8일 절에서 뒤돌아 서 있는 사진을 올리고는 "무수한 고민을 거듭해도 바른 길을 두고 돌아가지 않는 것에 생각이 미칠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언 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날짜와 시간을 정해주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추 장관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실종됐다는 속보가 쏟아지던 지난 9일 오후 7시38분, "많은 국민께서 성원을 보내주셨다"면서 지지자로부터 받은 편지와 꽃, 과자 사진을 올렸다. 선물을 보낸 지지자들은 방송인 김어준씨의 '딴지일보'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A씨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신원을 추적하는 등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추 장관은 성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주문해 왔지만,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해선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추 장관은 지난 14일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언론의 취재를 '심각한 관음 증세'라며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2217자 분량의 글에서 "여성 장관에 대한 언론의 관음 증세가 심각하다. 연가를 내고 산사로 간 첫날 여기저기서 저의 소재를 탐색하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며 이후 여러 건의 취재와 보도를 언급했다. 추 장관은 자신이 산사(山寺)에서 올린 사진을 올리자 언론에서 어느 절인지 취재에 들어간 점을 언급하며 "스님에게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지난 16일엔 추 장관이 연차 휴가를 내고 산사에 다녀온 지난 7~8일 법무부 직원 3명을 여행지에 대동했고, 그 중 2명은 일정을 '휴가'로 처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래통합당 윤한홍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른 기사였다. 또 추 장관이 머물렀던 경기 화성시 용주사 관계자를 인용해 "추 장관이 검은색 링컨 콘티넨탈 차량을 타고 온 것을 봤다"고 했고,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추 장관이 이용한 차량은 전용 차량으로 그랜저"라고 했다. 그러자 '개인 일정인 휴가 때 관용차를 사용해도 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문제 언론이 계속 문제성 보도를 한다. 대단하다"며 "관음증 보도에 대한 답변이 이런 것이면 더욱 실망스럽다"고 했다. 추 장관은 또 전날 페이스북에서 "개혁을 바라는 민주시민에 맞서 검찰과 언론이 반개혁 동맹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며 "관음증 보도에 힘을 보태는 진보신문 역시나 법조 출입 기자다. 절독해야겠다"고 썼다. "지금은 차량으로 국회에서 (과천 법무부) 청사로 이동 중"이라는 추신(ps)을 덧붙이기도 했다.

페이스북 캡처

이런 가운데 추 장관은 17일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나타났다. 행사를 마친 뒤 추 장관에게 '법조 출입 기자'가 아닌 '국회 출입 기자'들이 '휴가 때 관용차를 탔다는 보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공백이 생긴 서울시장 자리에 장관님이 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있는데 한 말씀만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추 장관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수행원들이 카메라를 가방으로 가리기도 했다.

그 뒤 추 장관은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법무부 장관의 제헌절 메시지였다. 추 장관은 "제헌절을 위해 나라의 독립과 건국에 바친 선열들께, 이름 없이 전장에서 스러져간 영웅들에게, 총알받이와 성 노리개로 제국주의 만행에 희생당한 수많은 청춘들에게 빚진 마음으로 한없는 감사를 올린다"고 했다.

추 장관은 또 "이곳 의사당에서 대한민국 국회를 지켜준 또 한 분을 떠올린다"며 "이승만에 의해 사법살인을 당한 죽산 조봉암"이라고 했다. 이어 "6·25가 발발해 이승만이 한강철교를 폭파하고 부산 피난을 가버렸을 때 가족을 지키지 않고 바로 의사당으로 달려가 소중한 국회기록물부터 챙기고 안전하게 실어 날랐다고 한다. 죽산 조봉암이야 말로 진정한 의회주의자, 헌정주의자일 것"이라고 썼다.

페이스북 캡처

조봉암은 사회주의 사상에 입각한 항일운동을 했고, 광복 후 중도통합노선을 걸어 이승만 정권에서 초대 농림부 장관 등을 지냈다. 6·25 전쟁 중 이승만 대통령 퇴진운동을 주도해 권력의 눈 밖에 났고, '진보당 사건'으로 처형됐다. 그러나 조봉암도 1940년 일제에 '휼병금(장병 위로금) 150원을 냈다'는 매일신보 기사가 있다. 국가보훈처는 2011년과 2015년 조봉암 문중이 낸 독립유공자 서훈 신청을 친일 흔적이 있다며 반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