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이 서울 도심 내 주택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정부에서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차관이 주택 공급 대책의 하나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난 바로 다음날 박 차관이 이를 부정하는 모양새가 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박선호 국토교통부 차관(오른쪽).

박 차관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논의는 착수되지 않았고 신중해야할 사안"이라고 했다. 서울시와 그린벨트 해제 관련 협의도 없었다는 게 박 차관의 설명이다.

그는 "그린벨트는 녹지 공간을 보전하고 도시가 외연으로 확장하는 것을 차단하는 제도"라며 "단순히 집을 짓겠다는 이유로 그린벨트를 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지금까지 생각하지 않았던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논의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박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홍 부총리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언급한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전날인 14일 방송에 출연해 "현재 1차적으로 5~6가지 (주택 공급 대책)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검토가 끝나고 나서 필요하다면 그린벨트 문제를 점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나흘만에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입장을 바꿨다. 지난 10일 문재인 정부 들어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만 해도 그는 "그린벨트 해제는 없다"고 말했다. 당일 가졌던 언론 인터뷰에서도 그는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현재 정부가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없다"면서 "정부가 앞으로 검토해 나갈 여러 대안 리스트에 그린벨트 해제는 올려놓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박 차관은 또 4기 신도시 개발에 대해서도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이 아닌 외곽에 신도시를 조성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과거 경험을 보면 경기 분당이나 판교·일산·파주 지역 등 1·2기 신도시가 우리나라 주택 공급률을 높이고 서민층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곽 신도시 외에 도심 내 가용할 수 있는 땅을 활용해 직주근접이 가능한 곳에서의 공급을 병행하겠다"면서 "서울 도심에서도 유휴부지나 국가기관이 소유한 땅이 있고, 잘 들여다 보면 개발 밀도를 높일 여지가 있는 지역이 있다. 이런 지역을 중점적으로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내 용적률 상향과 관련해 "용적률을 높일수록 지을 수 있는 집의 양은 많아지지만 도시 용량은 한정돼 있다"며 "용적률을 높이면 교통이 복잡해지고 주거환경이 나빠진다"고 했다. 그는 "용적률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용적률을 높이면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환수해 공공에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