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창업 기반과 자금조달 여건이 좋은데, 뜻밖에 네트워크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네트워크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지난 10일 만난 김영신 서울지방벤처중소기업청장(사진)은 서울중기청의 역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 청장은 "관내 기관들이 '한번 모이고 나면 내년에 봅시다' 같은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며 "중소기업, 지원기관, 지방자치단체, 전문가를 연결해 중소기업이 발전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김 청장의 이런 소신은 지난달 말 그가 발표한 '서울지역 중소기업 디지털·비대면 지원계획'에도 담겨있다. 우선, 전통적인 관계기관 협의체 지원 방식에 변화를 줬다. 산·학·연 전문가들이 지원수요를 발굴하면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경제 핵심인 'DNA'(Data·Network·AI) 기업이 밀집한 구로 G밸리와 마곡, 서울 AI 혁신벨트(양재)와 바이오·의료(홍릉), 디지털 미디어(상암)를 지역 5대 핵심 지원분야로 육성한다. 온라인 지원 사업을 체계화해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서울 벤처·창업 비즈온(Biz-On)' 도 추진한다.
김 청장은 "이번 지원계획은 창업, 수출, 소상공인 정책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대책"이라며 "서울은 코로나19 극복과 디지털 경제의 대전환을 가장 잘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1994년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한 김 청장은 중견기업정책국장, 부산·울산지방청장, 경기지방청장 등을 두루 거쳤다. 올해 1월부터 서울중기청장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13년, 2018년에는 중기부 대변인으로 정책 홍보와 정무 감각을 키웠다.
김 청장은 서울 중소기업의 특성으로 역동성이라고 꼽았다. 그는 "인쇄업은 다른 지역은 전통산업으로 분류되지만, 서울에선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고 첨단산업도 될 수 있다"며 "일률적으로 정책을 펴기보다는 개별기업 특성에 맞게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중기청에 따르면, 서울에는 국내 중소기업의 20%, 스타트업·벤처기업이 1만 5000여개, 200여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김 청장은 "서울은 중소기업의 수도"라며 "코로나가 심할 땐 정책자금 집행 현장 위주로 방문했고, 요즘은 매일같이 기업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지켜본 중소기업은 어떤 모습일까. 김 청장은 고질적인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유학 온 외국인 유학생을 채용한 뒤 학업을 마치고 귀국하면 현지 영업팀장을 맡기는 회사" "입사 후 매년 15%씩 월급을 올려줘 입사 5년이 지나면 1년 차 연봉의 2배를 주는 회사" 등이다. 회사의 이익을 직원과 나누는 기업이 증가하는 것이 중소기업의 새로운 경향이라고 전했다.
김 청장은 전통시장 상인 등 소상인에 대한 애정도 피력했다. 그는 "지하철역 주변에는 많은 전통시장이 있고 밀집한 곳이기 때문에 지방보다 유리하다"며 "전통시장에서 라이브커머스, 스마트상점 등이 안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