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발표
코로나 여파로 3분기 기업·가계 신용위험↑
"대출 수요 늘어나고 문턱은 높아지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3분기 국내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기업을 비롯한 가계의 대출 수요는 증가하겠지만, 대출 부실화 우려로 은행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3분기 중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실물 경기 부진으로 인한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접수 첫날인 지난 5월 18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에서 시민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위해 은행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3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27로 전분기(23)보다 상승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8년 4분기(28) 이후 최고치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43으로 전분기(43)과 동일했다. 이 역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지난 2008년 4분기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56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43으로 전분기(40)보다 상승했다. 이는 카드 대란 당시였던 지난 2003년 3분기(44) 이후 최대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소득이 감소하면서 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저신용, 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3분기중 기업들의 대출수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각각 13, 33를 나타냈다. 이때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수요 증가를, 마이너스(-)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가계대출 수요도 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 소득 부진, 생활자금 수요 증가 등으로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가계일반 대출수요지수는 23, 가계주택 대출수요지수는 7으로 전망됐다.

국내은행의 기업(왼쪽) 및 가계(오른쪽) 대출태도지수 변동 추이.

3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기업 및 가계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주택, 가계일반 등 모든 차주의 대출태도를 가중평균한 종합지수는 -11이다. 지수가 마이너스(-)이면 대출 문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특히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가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코로나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된데다 지난달 17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영향을 미치면서다. 3분기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17로 예상됐다.

같은기간 대기업의 대출태도지수는 -13으로 전분기(-10)보다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중소기업의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7)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10을 기록했다. 코로나 관련 금융지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연장, 재취급 조건 등에 대한 대출태도가 강화될 방침이다.

3분기 비금융기관에서는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생명보험회사가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를 강화할 전망이다. 다만 신용카드회사는 전분기 대출 실적이 저조한 탓에 올해 3분기 대출영업 강화를 위해 대출문턱을 낮출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