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바이오팜으로 공모주 재미를 톡톡히 본 직장인 이모(32)씨는 또 다른 '대박'을 안겨줄 공모주를 살펴보고 있다. 이씨는 마이너스 통장까지 뚫어가며 SK바이오팜 20주를 받아 한달만에 300만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다. 그는 "대출 금리도 낮고 부동산 투자도 어려워서 짧은 시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공모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주 투자 새내기'인 직장인 심모(34)씨도 SK바이오팜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주식이 금새 20만원이 넘는 걸 지켜봤다. 심모씨는 "지난 3월 코스피지수가 1400까지 떨어졌을 때 '동학개미'에 합류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SK바이오팜 공모주에서 수익이 좀 났다"며 "차라리 공모주 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이 나아보여 하반기 공모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상'으로 순조롭게 출발한 SK바이오팜으로 학습효과를 얻은 개인 투자자(개미)들이 충분한 실탄(자금)을 가지고 다음 알짜 공모주 물색에 나섰다. 새로 상장하는 주식의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에서 정해지는데, 따상은 공모가 2배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그 가격에서 다시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은 공모가(4만9000원)의 2배인 9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첫날 29.59% 오른 12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초저금리와 각종 부동산 규제가 맞물리며 투자처가 마땅치 않자 시중 자금이 공모주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급락장에서 주식을 쓸어담았던 동학개미가 되지 못한 개미들까지 하반기 공모주에 관심을 가지면서 기업공개(IPO) 업계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공모주 열풍은 지난 9일에도 재현됐다. 이날 코스닥 시장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2차 전지 장비 제조기업 에이프로의 일반인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1582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SK바이오팜 일반 청약 평균 경쟁률인 323대 1를 뛰어넘은 셈이다.
이는 개인 투자자가 지난달 말 진행된 SK바이오팜 청약 과정에서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투자 요령에 익숙해져 공모주 청약이 열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소중·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공모 시장 유동성 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두 연구원은 "SK바이오팜 청약증거금 31조원 중 환불된 약 30조원의 일부는 일반 공모 청약 투자로 다시 유입돼 청약 경쟁률을 높일 것"이라며 "유동성이 풍부한 올해 하반기 상장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공모 절차 돌입 시기를 앞당기는 IPO 기업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3조1000억원 급증해 2005년 이후 6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 달 말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증거금 납입을 위한 자금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때문에 IPO 시장은 최근 공모주 열기를 실감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SK바이오팜과 에이프로뿐만 아니라 이달 신규 상장한 온라인 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과 제약업체 위더스제약도 상장 첫날 강세를 보였다. 하락세로 돌아서긴했지만 여전히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반기에 예정된 IPO도 여러건이다. 'IPO 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상장 일정이 하반기로 구체화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도 이달 또는 내달 중 수요예측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게임사 미투젠도 하반기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또 맵스제1호리츠·제이알글로벌리츠 등 10개가 넘는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도 하반기에 동시 IPO에 나선다.
IPO 업계 관계자는 "현재 IPO나 분위기나 지금 청구 기업 보면 하반기 IPO 건수는 상당히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국내외 금융 시장 불확실성 등은 여전히 IPO 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공모 시장 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