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인식과 처신 성찰 필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안 대표는 박 전 시장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뒤 사망한 것을 겨냥해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수폭력 근절과 보호안전망 대책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인의 죽음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별도의 조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참담하고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또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지금 이 나라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고위 공직자들의 인식과 처신에 대한 깊은 반성과 성찰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할 때"라고 했다.

서울시는 전날 박 시장 장례를 서울시가 구성한 장례위원회가 주관하는 장례인 '서울특별시장'으로, 또 5일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성추행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력 정치인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날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날 오후 1시 현재 39만여명이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