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규제지역 아파트엔 종전 LTV 적용

은성수(사진) 금융위원장이 하나금융지주(086790)에 중간배당을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냈다. 이달말 이사회를 앞두고 중간배당 실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은 위원장은 9일 오후 경기도 이천의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열린 '인공지능 기반 자동차보험 보상서비스' 시연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할 것인지는 하나금융이 판단할 일이지만 내 생각에는 은행이 자본건전성을 유지하자는 취지를 살렸으면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이 배당을 조심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금융사의 자본건전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감독당국이 보다 명확하게 올해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금융사에 보내기도 했다. 대부분의 은행은 내년 초에 배당 여부를 결정하면 되지만, 주요 은행 중 하나금융만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매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이 이달말 이사회에서 금감원의 권고를 무시하고 중간배당에 나설 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은 위원장도 나서서 중간배당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로 실물이 취약해졌는데 이게 은행으로 전이가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런 관점에서 유럽과 미국의 금융당국이 올해는 배당을 하지 말라고 한 것"이라며 "우리도 올해에는 은행 스스로 자본건전성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굴 괴롭히려고 이러는 게 아니라 은행의 자본건전성을 유지하자는 취지를 살렸으면 한다"며 "지금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게 큰 걱정이다"고 했다.

또 은 위원장은 6·17 대책으로 새로 규제지역에 포함된 지역에서 잔금 납부를 앞둔 아파트 수분양자에게는 종전 수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원이 있어서 그분들이 예상했던 대로만 할 수 있게 해주자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빠진 건 있나 확인하고 있고 머지 않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정세균 총리가 고위공무원에게 다주택 처분을 지시하라고 한 뒤에야 세종시 아파트를 판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적극 해명했다. 그는 "휴대폰도 사려고 마음먹고 바로 사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따져보고 사는데 아파트는 어떻겠냐"며 "총리가 팔라고 해서 어젯밤에 판 게 아니라 매수자가 어제 최종 결정을 해서 어제 팔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