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8) 도쿄도지사가 재선에 성공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의 영문판 교도뉴스 플러스가 6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보다 더 우익’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공공연하게 한국을 차별하는 정책을 펼쳐온 그의 당선으로 한일관계는 더 경색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선 확정 기자회견에서 꽃다발을 받고 포즈를 취한 코이케 지사.

도쿄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일 오전 3시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코이케 현 지사는 366만1371표를 얻어 60%에 가까운 득표율로 압승했다. 2위는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児·73) 전 일본 변호사 연합회 회장으로 84만4151표를 얻는 데 그쳤다.

고이케 지사는 5일 총 22명이 출마한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재선이 확정돼 앞으로 4년간의 도정(都政)을 다시 책임지게 됐다.

TV도쿄의 앵커로 활동하다가 40세에 정계에 입문한 고이케는 일본 정계에서는 '집념의 여인'으로 불린다. 일본신당·신진당·자유당·신보수당을 거친 후 2003년에 자민당에 입당한 그에겐 "철새 정치인"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닌다.

2016년 자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도쿄도지사에 당선된 그는 이듬해인 2017년 '희망의 당'을 만들어 아베 체제에 도전하기도 했다.

고이케 지사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매일같이 마스크를 쓰고 TV에 나와 인지도와 주목도를 높였다. 이것이 재선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 4년간 한국을 차별하는 혐한(嫌韓) 정책을 펼쳤다. 2016년 출마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요청으로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가 약속한 동경한국학교의 이전 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매년 9월 1일 1923년 관동 대지진 당시 일본인에 의해 살해된 한국인 추도식이 열릴 때 도지사가 추도문을 보내던 관례도 폐지했다. 이 추도식에는 '극우의 대명사'로 불린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지사도 빠짐없이 추도문을 보내왔지만 고이케 지사는 취임 다음 해부터 이를 거부했다.

도쿄 신주쿠구에 위치한 1400명 규모의 초·중·고 과정 동경한국학교는 부지가 협소해 재일교포 사회는 이를 확대 이전하는 걸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왔다.

고이케 지사는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대응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을 당시에는 우리는 모든 업체들에 영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서 확산하는지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에게 영업장을 다시 폐쇄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이케 지사는 또 내년 여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고이케 지사는 도쿄도 도지사 선거에서 내년 올림픽 개최를 내걸었다.

그는 "비록 대회가 내년으로 미뤄졌지만, 아이들과 선수들은 올림픽 개최를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을 치르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가 바이러스를 극복했다는 점을 알리는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도쿄도에서는 11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도쿄도에서는 나흘 연속으로 100명대의 확진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