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급감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감소폭이 크고, 업종별로는 디스플레이·전자부품, 석유화학 등 제조업의 타격이 컸다.

산업은행은 3일 '2020년 상반기 설비투자계획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산업은행은 매년 두 차례에 걸쳐 37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년도 설비투자 실적과 당해년도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해 발표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25일부터 5월 25일까지 진행됐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 규모는 153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금액으로 치면 12조4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하반기 조사에서는 기업들이 올해 설비투자를 2.2% 늘리겠다고 답했는데, 올해 들어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설비투자 계획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대기업의 설비투자 계획 규모는 전년대비 6% 감소한 116조2000억원, 중견기업은 5.9% 감소한 2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19.5% 감소한 14조5000억원으로 중소기업의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그간 경기 불황시에도 과감한 설비투자를 주도했던 일부 대기업들도 관망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감소폭이 컸다. 올해 제조업 설비투자 계획 규모는 전년대비 11.2% 감소한 7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이·전자부품의 설비투자 감소폭이 -31.5%로 가장 컸고, 석유화학(-20.6%), 반도체(-8.3%), 자동차(-2.3%) 등 국내 주력산업 대부분의 설비투자가 축소될 전망이다. 석유정제 설비투자 계획 규모만 7%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도 전기·가스와 운수업을 제외하면 모두 설비투자 계획이 축소되는 모습이다. 부동산(-11.7%)과 건설(-8.3%), 통신(-5.9%) 등이 모두 설비투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은행은 "대기업에 비해 중소·중견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중견·중소기업 설비투자 회복을 위해 투자 인센티브 및 정책 금융 확대 등 우호적인 투자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