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7월 중순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 개최
제주 시내 면세점 특허 논의… 사업자 선정까지 6개월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미뤘뒀던 제주 시내 면세점의 신규 특허 발급 여부를 7월 중 결정할 방침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제주 시내 면세점 사업을 추진했던 신세계면세점에게 사업권이 돌아갈 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코로나 사태 이후 면세점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라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면세점 특허 추가 결정이 면세점 난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게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정부 및 면세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오는 7월 중순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고, 제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에 대한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운영위원회에서 면세점과 관련한 특허 발급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기재부는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올해 5월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회의를 연기해왔다. 이달 중 열리는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에서 어느 지역에 특허를 추가할 지를 결정하게 되면 정부는 사업자 모집 공고 등을 통해 면세점 사업을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사업 계획 등을 제출받는다. 이후 관세청 심사 절차를 통해 사업자를 확정하는 데, 모집 공고와 사업자 선정까지 6개월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면세업계에서는 신규 특허가 나올 경우, 그동안 면세점 진출을 준비해 온 신세계면세점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외국인 대상 시내면세점은 롯데·신라·제주관광공사 등 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는 대기업 계열로는 3번째로 면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는 면세점 진출을 위해 지난해 제주시 연동 옛 뉴크라운호텔 부지(3888㎡)를 580억원에 매입했다. 신세계는 호텔을 허물고 지상 7층‧지하 7층, 연면적 3만8205㎡ 규모의 건물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면세점 판매시설은 1만5000㎡이며, 2021년 말 면세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현재 제주에서 영업 중인 신라·롯데 면세점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신세계는 매각 대금 580억원 가운데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계약금과 중도금 30%(174억원)를 재단 측에 지급했다. 나머지 잔금 460억원은 지난 6월까지 지급해야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신규 특허 발표가 늦어지면서, 신세계는 결국 계약조건에 따라 매매계약을 파기하고, 교육재단에 해약금 20억원을 지급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당초 정부의 신규 특허가 5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시간을 넉넉하게 해서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계약에 따라 부지를 포기하게 됐다"면서도 "다만 제주 진출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사업을 잠정 연기하고 정부의 특허 심사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현재 기재부는 제주 시내 면세점의 수요과 매출 등을 담은 통계 자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재부가 제주 시내 면세점 특허를 내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해 5월 대기업 면세점 특허를 서울 3곳, 인천 1곳, 광주 1곳에 내줬지만 제주는 보류했다.
정부는 제주의 경우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보다 2000억원 이상 증가, 신규 특허 요건은 충족했지만 소상공인들의 반대와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을 고려해 특허를 내주지 않았다. 제주지역 면세점 매출액은 2018년 1조6815억원으로 전년 대비 5807억원이 증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면세점의 지역 환원이 부족하고 관광 질서나 소상공인을 비롯한 지역 상권과의 이익 균형 문제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다만 정부가 코로나 19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소비부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제주 면세점 특허 추가 결정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동행세일 행사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들이 직접 홈쇼핑 방송에 출연 하는 등 소비부양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2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동행세일, 가치삽시다'에 특별행사에 참석해 모두발언에서 "과거엔 아끼고 저축하는 것이 애국이었지만 지금은 소비가 애국"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가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재개하면서, 한한령(한류 제한령·限韓令)이 해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 것도 긍정적인 지점이다. 중국인 관광 수요를 국내 소비 확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면세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면세점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심각해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신규 사업을 통해 수익 창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과,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 업계에서는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면서 "정부가 어느쪽 논리에 손을 들어줄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라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