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둘러싸고 중국과 격한 갈등을 빚은 미국이 이번에는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 지역 인권 탄압 문제를 놓고 추가 제재 카드를 꺼냈다.

미국 국무부는 1일(현지 시각)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와 함께 '신장·위구르 자치지구에서 강제 노동 혹은 인권 유린에 연루된 단체들과 공급망을 연계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사업 경보를 발령했다.

이들 부처는 "중국이 신장에서 위구르와 카자흐족, 키르키스족, 다른 이슬람 소수인종을 겨냥한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은 거래하는 중국 단체가 이들을 감시하는 시설에 지원하진 않는지, 강제 노동에 연루된 인력에 의존하는지, 억류시설 건설·운영을 도운 전적이 있는지 여부를 사업시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중국 공산당은 2017년부터 강제 노동과 자의적인 감금 등으로 위구르와 다른 무슬림들을 체계적으로 억압해왔다"며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이 공지를 면밀히 읽어야 한다. 앞으로 기업들은 신장이나 중국 다른 곳에서 인권 유린에 관여한 단체와 공급망을 연계할 경우 평판이나 경제적, 법적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인권탄압에 관련된 기관이나 기업과 거래를 하면 미국 정부 차원에서 가해지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강도높은 엄포를 놓은 셈이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신장·위구르 탄압 반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중국 공산당이 자행한 것으로 추정하는 강제 노동, 인권 유린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상무부는 이미 신장·위구르 탄압과 관련해 중국 2개 기관과 7개 회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기업이나 단체는 미국 시장과 기술, 상품에 접근하는 것이 제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자행되는 인권 탄압에 대해 꾸준한 제재를 가해왔지만,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이날부터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을 강행한 데 대한 맞불놓기 성격도 띈다"고 풀이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달 17일 중국 신장에서 가발을 만드는 업체 메이신 제품 13톤이 미국 항구에 들어오자마자 억류했다. 미국법상 강제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의 수입을 금지한 데 따른 것으로, CBP가 내린 조치는 이들 제품이 강제노동과 연관돼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평가했다.

이와 맞물려 미국이 중국의 신장 지역 인권 탄압과 관련해 중국 관리를 제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랫동안 미뤄온 신장 탄압 관련 제재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대상과 시기는 아직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WSJ 역시 "이날 발표된 공지문 그 자체로 법적인 효력이 있지는 않지만, 정부 주요 4개 부처가 함께 발표했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곧 관련 법을 발효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 거래를 맺는 것을 다시 생각해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빌 레인시 무역 전문가는 "이번 공지문은 미국 정부가 이전보다 더 강도 높은 법적 규제나 법안을 내놓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