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 규제 당국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고위험 투자를 막기 위해 도입한 이른바 '볼커룰'(Volcker rule)에 대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CNBC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커룰을 제안한 폴 볼커 전 연준의장의 생전 모습.

볼커룰은 상업은행이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주식·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제안으로,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제안해 지난 2010년 도입됐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 통화감독청(OCC)은 이날 은행들이 벤처캐피털과 유사 펀드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용이하도록 하는 볼커룰 개정안을 승인했다.

OCC는 또 은행들이 계열사 간의 파생상품 거래 시 증거금을 쌓도록 한 규정도 삭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규정 삭제로 400억달러(약 48조원) 규모의 자금이 자유롭게 풀릴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번 규정 개정을 위해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론, 미국통화감독청(OCC)과 FDI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4대 금융당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은 OCC와 FDIC, CFTC는 표결을 통해 볼커룰 개정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볼커룰은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은행들의 고위험 투자를 막아 그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2010년 도입된 금융개혁법 '도드-프랭프법'의 부속 조항이다. 은행의 위험투자(파생상품 등) 제한 같은 규제가 핵심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볼커 전 의장은 타계 3개월 전 자신의 자서전에 추가한 후기에서 "2차 세계대전 (트럼프 처럼) 연준 정책에 노골적으로 영향을 주려 한 대통령은 없었다"며 "연준은 정파적 공격으로부터 자유롭도록 세밀하게 설계된 조직인 만큼 심히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지난해 10월 연준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OCC,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4개 금융 당국과 함께 볼커룰 개정안을 승인한 바 있다.

이 같은 규제 완화 움직임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 시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월가 은행들은 약 3%대의 급등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