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환급 논란이 결국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 법무법인이 자기부담금 환급과 관련된 소송을 준비 중인데 이미 집단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인원을 모집했다. 이 법무법인은 이르면 다음 달 보험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기부담금 집단소송 참여자를 모집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전날까지 154명의 회원이 소송 참여를 신청했다. 소송을 준비하는 법무법인은 참여자가 100명 미만일 경우 개별 소송을, 100명 이상일 경우 집단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법무법인은 오는 30일까지 소송단을 모집하고 다음달 본격적인 집단소송을 진행한다.

자기부담금은 보험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손해의 일정 비율을 가입자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운전자가 자차 손해액의 일정 비율(20%)을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부담한다.

조선DB

이번에 논란이 된 사례는 쌍방과실 사고에서 과실비율이 정해지지 않아 자차보험으로 먼저 차를 고친 경우다. 예를 들어 A씨가 쌍방과실 사고로 자동차 수리비 200만원이 나왔다고 가정하면 A씨는 자기부담금 20만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수리비 180만원은 보험사가 낸다. 이후 상대 운전자의 과실비율이 70%로 책정됐다면 A씨의 보험사는 상대 운전자 보험사에 수리비의 70%(140만원)를 받을 수 있다.

소송을 준비하는 측은 이 140만원 중 자기부담금 20만원은 A씨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이런 사건에서 법원은 자차 보험사가 상대 보험사로부터 받을 돈에서 자기부담금을 빼야 한다고 판결했다. 보험 가입자가 상대 보험사에 자기부담금을 청구하면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부담금 환급 논란은 한 변호사가 자신의 유튜브에서 여러차례 언급하며 불을 지폈다. 이 변호사는 지난 달 자신의 유튜브에서 "자기부담금은 가입자가 보험사의 계약에 따라 당연히 내는 게 맞지만,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상대 보험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권을 통해 받아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자차보험 가입자들이 소송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자기부담금이 연 2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차 보험 가입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달 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기부담금 떼먹는 보험사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청원도 올라왔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사고 예방과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도입한 자기부담금을 환급 대상으로 볼 경우 제도 취지 자체가 무력화된다고 주장한다. 또 보상방식에 따른 자기부담금 환급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사고 중 과실비율 분쟁으로 선처리가 불가피한 사고는 전체의 15%정도다. 선처리가 불가피한 사고만 자기부담금을 돌려준다면 나머지 85%의 일반사고는 오히려 차별을 받게 되는 셈이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차보험 보험료는 자기부담금을 피보험자가 부담한다는 전제로 산출됐고, 보험 가입 당사자도 자기부담금은 스스로 부담한다는 의사로 보험에 가입했다"며 "자기부담금을 환급 대상으로 볼 경우 보험료 인상과 도덕적 해이 등이 발생해 다수의 보험계약자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