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수출 나홀로 20% 증가하며 '코로나 특수'
삼성전자, 모바일·가전 고전 반도체로 일부 방어할 듯
SK하이닉스 영업익 5개분기만에 1조원대 회복 전망
올 2분기(4~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모바일·가전 같은 세트 산업이 직격탄을 입은 가운데 반도체 시장이 나홀로 선전해 국내 양대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같은 이른바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서버·PC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21일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업계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액 50조3521억원, 영업이익 6조1314억원을 각각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 안팎으로 줄어든 것이다.
◇삼성 반도체 2분기 영업익 전분기 대비 50% 이상 늘 듯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을 반도체 사업부만 떼 놓고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만 이 기간 5조2000억원(KB증권·한화투자증권·DB금융투자)에서 5조4000억원(대신증권)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3조3980억원)와 비교하면 최대 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반도체 사업만 하는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매출액 8조13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1조6126억원으로 153%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증권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1분기(1조3660억원)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서버 D램 사업 호조뿐 아니라 기업용 고용량 저장장치(SSD) 수요 확대에 힘입어 낸드플래시 적자를 크게 줄여나가고 있는 것이 작용할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발목을 잡아 온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96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비중을 확대해 원가 구조를 개선해나가는 것도 사업부 적자 축소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96단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위로 차곡차곡 쌓아 올려 96층까지 높여 데이터 처리속도, 생산성, 전력효율을 개선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128단 낸드플래시 본격 양산도 2분기에 시작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로나 여파로 지난 4~5월 한국 수출이 두 달 연속 20%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부진한 가운데서도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7.1% 증가했다. 특히 1년 넘게 역성장하던 D램 수출은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3분기도 '코로나 특수' 이어질까
반도체 업계는 3분기(7~9월)에도 이른바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수혜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D램·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기업의 계약가)이 올라가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좋았지만, 최근 현물가격은 내려가거나 정체되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며 "계약가는 분기별로 그 가격에 구입하겠다는 권리를 구매자 측이 확보한 것으로, 반드시 발주해야 할 의무는 아닌 만큼 현물가가 내려가고 어느 정도 재고가 확보돼 있다면 상대 측 입장에서는 구매를 미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고정거래가 역시 조정될 수밖에 없고 기업들이 2분기만큼 실적을 올리기 어렵게 된다.
김 연구원은 다만 "코로나 특수보다는 기존에 있던 고정 수요가 살아나면서 지난해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반도체 업황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 특수까지는 이어가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업황이 급격히 고꾸라지지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3분기 반도체 산업이 더 좋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에 좋았던 서버 반도체 수요가 약간 주춤하더라도 서버만큼 매출 비중이 큰 모바일 반도체 수요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9조5000억원대, SK하이닉스가 1조8000억원대로 각각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