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민주노총 위원장 앞에서
丁총리, 김연경 사례 들며 양보 당부
국내 복귀 김연경, 동료 선수 위해 연봉 대폭 삭감

11년 만에 국내 프로배구 V리그로 복귀한 김연경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흥국생명 배구단 입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연경 선수가 11년 만에 국내로 돌아오면서 후배 선수들과 상생을 위해 연봉 협상에서 스스로 3억원을 삭감하는 쉽지 않은 결단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양대 노총에 양보와 희생정신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한 말이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8차 목요대화 겸 노사정 대표자회의 2차 본회의를 주재했다. 지난달 20일 1차 본회의 이후 약 한 달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서, 정 총리는 "노사정 대표들의 결단을 간곡히 기다린다"며 "지금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기업의 생존과 일자리 지키기가 최고의 대책"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명·김명환 위원장과 등이 참석했다.

정 총리는 양대 노총 위원장을 앞에 두고 최근 11년 만에 국내로 복귀한 '배구 여제' 김연경 선수를 예로 들며 설득에 나섰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도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국민들이 흐뭇해 할 좋은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제8차 목요대화에서 김동명(왼쪽 두 번째)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왼쪽 세 번째) 민주노총 위원장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6일 흥국생명과 연봉 3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흥국생명은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제) 때문에 김연경에게 최고 6억5000만원을 지급할 수 있었지만, 이 경우 연봉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후배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연경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23억원 안에서 (같은 팀 선수들이 연봉을) 나눠가져야 한다"며 "내가 많이 받으면 동료들이 적게 받아서, 다른 선수들 다 나누고 남는 금액인 3억5000만원으로 (연봉을) 결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노사 합의에 성공한 금호고속 사례도 회의에서 언급됐다. 정 총리는 "코로나 여파로 이용객이 60%나 줄어 어려움을 겪던 금호고속 노사가 힘을 합쳐 일자리를 지켜낸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며 "임원들은 임금 일부를 반납하고 승무사원들은 교대로 유급휴직을 했다"고 전했다.

정 총리는 또 "금호고속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양 노조가 있는데 노사·노노가 합의해 승무사원 모두가 근속 기간과 관계없이 휴직기간 중 동일한 임금을 받도록 했다"며 "위기 속에서 금호고속 노사 여러분이 보여준 연대와 협력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정부는 고용안정과 기업지원을 위해 여러 대책과 세 차례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노사를 지원하고 있다"며 "노사가 전향적으로 제안해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가 국회와 협력해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