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긴급재재난지원금 지급에 동참한 9개 카드사(KB국민·NH농협·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에 충전금액의 95%를 다음달 1일 정산해주기로 했다. 카드사는 그동안 국민이 가맹점에서 재난지원금을 쓰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가맹점에 대금을 지급했는데, 정부가 미리 정산해주기로 하면서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카드사와 협의 끝에 재난지원금 충전금액을 7월 1일에 정산해주기로 했다. 이달 초까지 지급이 완료된 재난지원금 총액은 13조5158억원인데, 이중 9조5866억원이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됐다. 카드 지급액 중 사용된 금액은 6조1553억원으로 지급액의 64% 수준이다.

연합뉴스

경기도가 실제 사용된 금액만 따져 정산해줬던 것과 달리 정부는 사용금액 상관없이 전체 충전액의 95%를 지급한다. 나머지 5%는 8월 말인 재난지원금 유효기간이 끝나면 실제 사용액을 따져보고 다시 정산하기로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행안부가 카드사별 충전액 자료와 함께 정부 부담분을 254개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내면, 각 지자체가 자체 부담분을 더해 카드사에 현금으로 정산해주는 구조"라며 "지자체별로 가상 계좌를 생성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정부가 충전액의 95%를 정산해주면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소진율이 절반 이상을 넘겨 7월 쯤이면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아직 유효기간이 남아 있어 충전액을 어느 정도 '선정산' 받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각 카드가맹점에 재난지원금 사용분을 바로바로 지급해 왔는데, 그에 따른 금융비용은 카드사가 부담했었다"며 "정부가 충전액을 정산해주면 자금 조달 관련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회사채 시장이 회복되긴 했지만, 아직 평소 수준만큼 올라서지는 않았다. 이번 정산으로 자금 조달에 대한 압박도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