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급락, 급등을 반복하는 가운데 일명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이나 기관과 비교해 정보력이 약한 탓에 '총알받이(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 나중에 피해를 보는 투자자)'로 불리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발빠른 대처로 차익 실현에 성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폭락장이 펼쳐질 때마다 주식을 대거 매수한 뒤 증시가 오르면 바로 팔아 이익을 실현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3~4월 '동학 개미' 열풍이 한창일 때 전문가를 중심으로 "개미가 과연 성공할 것이냐"는 의문이 나왔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동학 개미의 성공을 인정하는 모양새다.

일러스트=박상훈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불거지고 북한 도발 위험에 따른 변동장세에도 동학 개미는 흐트러짐 없이 매수와 매도 시기를 잡고 있다. 지난 15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4.7%·7% 동반 급락했을 때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372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717억원을 쓸어담았다.

'더 떨어질 수 있으니 우선은 관망해야 한다'는 증권가 분석에도 개인은 매수세를 확장했다. 동학 개미는 다음 날인 16일, 증시가 오르자 유가증권시장에서 5949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884억원을 매도해 차익실현에 나섰다.

지난 17일 코스피지수가 소폭 상승 마감했지만, 동학 개미는 장이 하락 전환할 때마다 기관과 외국인이 던지는 물량을 받아냈다. 이날 개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총 3573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005930)를 보면 개인 투자자의 흐름을 알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삼성전자가 6% 급등하며 5만4000원대를 회복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개인은 이날 6736억원어치 삼성전자 매물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4.59% 떨어진 지난 15일 개인 순매수 종목 1위는 삼성전자였다. 이튿날 삼성전자가 4.4% 오르며 5만2100원으로 마감하자 개인은 다시 408억원치를 매도해 이익을 실현했.

최근 삼성전자 주식을 산 30대 회사원 이모씨는 "삼성전자가 망하면 한국이 망한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주가가 내려갈 때 사놨다가 오르면 파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 삼성전자 주식은 언젠가 오른다는 믿음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사람들은 이전 닷컴버블·바이오버블 경험 등으로 증시가 불안할 때는 매수를 주저하지만 20~30대를 주축으로 하는 동학 개미는 아랑곳하지 않고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투자를 시작한 개인들은 대부분 1980~199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로, 이들은 젊은 나이만큼 위험을 기피하지 않는 편이다. 또 반복되는 변동장세에 '떨어질 때 사면 언젠가 오른다'는 믿음이 이들을 떠받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급락한 후 최근까지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비슷한 투자 패턴을 반복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