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가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등 국내 통신사에 대한 '갑질' 혐의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자진시정안을 공정거래위원회가 받아들이기로했다. 애플이 내놓은 자진시정안에는 이통사와 비용분담을 위한 협의절차를 도입하고,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해 부품업체 등 중소사업자 등을 돕는 내용이 담겼다.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의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동의의결 개시를 지난 17일 전원회의에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동의의결 절차가 시작된 것일뿐, 최종 동의의결안을 마련하기 위해선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동의의결이란 법을 위반한 기업이 자진시정안을 내놓으면 공정위가 이를 심의해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위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애플은 SK텔레콤 등 한국 이동통신사에 광고·수리비 등을 떠넘기고, 보조금 지급 등을 간섭하는 등 부당한 '갑질'을 한 혐의로 2016년부터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애플은 이를 자진 시정하겠다며 지난해 공정위에 동의의결 개시를 신청했고, 공정위가 세 차례 심사해 동의의결 개시를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애플은 이통사들의 부담비용을 줄이고, 비용분담을 위한 협의절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이통사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거래조건과 경영간섭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일정금액의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해 중소사업자·프로그램 개발자·소비자와의 상생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도 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동의의결안의 상생지원방안은 공익 부합성을 보는 것으로, 애플의 거래상 지위남용 위법행위는 이통사가 받은 피해를 직접 규제하는 방식이다. 공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상생지원방안을 통해 처리하도록 설계했다"며 "중소사업자는 부품회사, 한국의 작은 중소기업이 해당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부터 단말기 광고 비용 등을 이통사에게 떠넘기고, 이통사의 보조금 지급과 광고활동에 간섭하고, 특허권 등 이통사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거래조건을 설정하는 등 애플이 이통사에게 행한 갑질을 조사했다.
이에 애플이 자진 시정하겠다며 지난해 동의의결 개시를 신청했지만, 공정위는 앞선 두 차례 심사에서는 퇴짜를 놨다. 지난달 열린 2차 심의에서 공정위는 "1차 심의이후 보완됐지만 상생 지원 방안의 세부 항목별 집행 계획 등의 구체성이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후 상생지원 방안을 보완한 수정안을 지난달 말 다시 제출했고, 공정위는 지난 17일 전원회의를 열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공정위는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한 이유에 대해 "단말기와 이동통신 시장은 ICT산업으로 변화가 빠르고 동태적이며,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시장으로 신속한 거래질서 개선이 중요하다"며 "사업자의 자발적인 시정을 통해 양당사자간 거래 관계를 실효성 있게 개선시킬 수 있다"고 했다.
애플코리아에 대한 동의의결 개시로 해외기업에 대한 봐주기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우려에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동의의결제도 신청을 받아들여서 확정할때까지의 법적 요건들이 상당히 엄격하다"며 "동의의결을 시행하려면 이통사와 애플 당사자간 협의가 필요하고, 직접적인 조율과정을 거쳐야한다"고 했다.
이번 합의절차는 시정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기 위한 회의가 아니라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다. 시정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 수렴을 거친 후 다시 공정위의 심의·의결을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공정위는 "빠른 시일 내에 애플과 협의해 시정방안을 보완·구체화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한 후에 이해 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