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출신 정보위 여당 간사
김병기 "국정원 정말 몰랐냐고 질문할 수밖에 없다"
김홍걸 "외교안보 당국자 성과 불충분"
김연철 장관 사의 표명에 "제일 책임 없는 사람"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 내정자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북한이 전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남북 관계가 최근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는 것과 관련해 "북한 군의 금강산, 개성공단으로의 진출 등은 지난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10월부터 계속 나오던 이야기"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관련해) 희망섞인 보고를 한 건지, 나쁘게 이야기하면 기망(欺罔)인데, 정말 몰랐냐고 질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정원 출신의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정원 2차장으로부터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관련 현안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오는 18일로 연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정원 보고를 받기 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가 됐는지 대비를 얼마나 했는지 오후 2시에 보고를 받을지는 국정원 준비 상황에 따라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남북관계가) 어제까지 좋았다가 오늘 갑자기 이런 게 아니다"라며 "국정원이 (문 대통령에게) 희망섞인 보고를 한 건지, 나쁘게 이야기하면 기망(欺罔)인데, 정말 몰랐냐고 질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한에) 빌미를 잡힌 건 있지만, (대북 전단) 그게 없었다고 계속될 건 아니지 않나"라며 "대통령이나 주위에 보고를 어떻게 했나, 보고 단계를 좀 가져와 보라고 하려고 한다"고 했다.
전날 김태년 원내대표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작심 비판한 데 이어 여당 의원이 국정원을 공개적으로 질타한 것이다. 더욱이 이날 오전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남조선 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며 "특사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고 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내내 북한과 대화 창구 역할을 했다. 그런 두 사람을 북한이 직접 언급한 것은 북한이 현재 대북라인에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전날 김 원내대표의 비판을 받은 김연철 장관은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남북관계 악화에 대해 현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던 시점이 있었다며,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하노이 노딜 이후인 작년 4월 취임했다.
대북관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하노이 노딜 이후에 통일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고, 청와대가 통일부에 힘을 실어준 것도 아니다"라며 "제일 책임이 적고, 힘이 없는 사람이 사의를 표했다"며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날 오후 문 대통령과 외교안보 원로 오찬에선 안보라인의 정책 판단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고 한다. 이날 개별적으로 국정원 국장급 보고를 받은 위원들도 "국정원 보고에 내용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보고를 받은 노웅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 정보위원으로 보임을 받고 오늘 국정원으로부터 최근 남북 관계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남북 관계가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도 이날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보인 노력과 성과가 충분하다고 보는 국민은 많지 않은 걸로 안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안보라인의 변화가 필요하단 뜻이다.
김병기 의원은 "북한이 개성공단 시설물들까지 파괴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 것을 보면 상당히 걱정이 된다"며 "김여정이 계속 말하는 것이 그대로 지켜진다"고 했다. 또 "제일 걱정이 되는 것은 군부대 진출이 아닌 군사도발이며, 제일 염려되는 게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다. 그것까지 하면 파국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