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했다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 등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박근혜 정부의 보수단체 불법 지원(화이트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 심리로 17일 열린 김 전 실장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김 전 실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현기환 전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헌법적 의미나 우리 사회, 공동체에 미친 영향은 대법원 판결로 충분히 확인됐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해 구형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김 전 실장이 고령에 심장질환으로 급사 위험이 있고 대법원에서 강요죄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실장은 최후진술에서 "재판부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며 "관대한 처분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짧게 말했다.

현 전 수석은 "국민의 봉사자로 초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질러 여러 피해를 입힌 점 진심으로 반성한다"면서 "피해와 상처를 입은 분께 사죄하고 국민에 죄송하다"고 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됐던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과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 오도성 전 국민소통비서관, 박준우 전 정무수석,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제1차관에 대해서는 지난 4월 파기환송심 1회 공판기일에서 구형이 먼저 있었다.

검찰은 조 전 장관과 허 전 행정관, 오 전 비서관에게 징역 3년을, 박 전 수석과 신 전 비서관, 정 전 1차관에겐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김 전 실장 등은 2014년 2월∼2016년 10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33개 친정부 성향 단체에 69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강요)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실장은 1심과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 전 수석은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 등을 합쳐 2심에서 징역 2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김 전 실장 등의 행위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인정되지만, 강요죄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지난 2월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는 오는 26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