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울 불바다' 경고
송영길 "금강산 시설물 폭파까지 안가길 바란다"
민홍철 "이보다 더한 북한 도발은 없을 것"
박지원 "국지적 군사 도발…전쟁은 못할 것"
한기호 "JSA에 무장한 인민군 투입 가능성"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이어 17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수했던 '민경초소'를 복원하고 군사분계선(MDL)과 서해북방한계선(NLL)일대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지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이행한 조치들을 복원하는 것이다. 북한은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서울불바다설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북한쪽 서해안 절벽에 있는 일부 포(砲)진지도 개방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반 살포 비난 담화를 발표한 지 13일 만에 북한이 △연락사무소 폭파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실행하면서 북한의 다음 행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은 북한이 인명피해를 유발할 정도의 직접적인 군사 도발은 않겠지만 대내외 압박 효과 극대화를 위해 △개성공단 철거 △금강산 시설물 폭파 △공동경비구역(JSA) 등 국지적 도발에는 나설 수 있다고 봤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서 '북한이 일부 지역에 군사 훈련을 재개한 데 이어 개성공단으로 군부대를 진주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가지 않겠느냐"며 "(개성공단을 조성하면서) 6⋅25서울을 점령했던 탱크부대 6사단이 개성공단을 통해 송악산 뒤쪽으로 15km가량 후퇴를 했다"고 했다.
그런데 개성공단은 지난 2016년 북한이 가동중단하면서 이미 유명무실한 상태다. 그리고 가동중단 당시에 북한은 이미 "이 곳을 군사지역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었다. 북한이 4년이 지난 후에 '군부대 재배치'를 공언한 만큼 정치권에서는 북한이 군부대를 빌미로 개성공단 건물을 폭파하거나 굴착기(불도저) 등을 이용해 철거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이 대내외 압박을 극대화하려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개성공단의 완전한 철폐로 이어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장까지 폭파하면 북한이 경제적으로 잘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끊어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2000만평 중에 공장이 들어선 곳은 40만평밖에 안된다"며 "얼마든지 군대들이 들어와서 천막치고 거기 주둔할 수 있다"고 했다.
개성공단 이외에 북한이 도발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는 금강산 관광지구가 꼽힌다. 송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금강산 관광지구 인근의 장전항을 언급했다. 송 의원은 "장전항 같은 경우에도 금강산 관광지역이 조성 되면서 (군부대가) 뒤로 100km 후퇴했었는데 다시 들어오게 된다"고 했다.
장전항은 원래 유고급(70t) 잠수정 기지가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이전까지 이 기지를 잠수정 정박지로 이용했으나 금강산 관광특구가 확장되면서 폐쇄했고, 이 곳에는 남측 관광객을 태운 선박이 드나들었다.
송 의원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 북한이 금강산 시설물 폭파까지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뭐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사실상 안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북한이 금강산 시설물 폭파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북한이 남북접경지역을 중심으로 군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에 나와 "(남북 연락채널 단절,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개성공단 금강산 등 북한군 진주 등) 최근 북한의 행보는 사실상 9⋅19 군사합의도 무효화시키는 것"이라며 "전쟁은 없겠지만 (북한군에 의한) 국지적인 군사 도발 정도를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이 북한의 요새화가 된다는 것은 우리에게 위협"이라고 했다.
전날 미래통합당의 외교안보특별위원회의 부위원장인 한기호(3선⋅강원춘천철원) 의원은 "북한이 비무장화한 지역에 군대 투입 가능성이 있다"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지목했다. 육군 3성 장군 출신인 한 의원은 "JSA에 실전무장한 인민군을 넣게 되면, (남쪽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에도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이 생기듯이 이번에도 우리 국민과 군인들이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합참 작전본부장 출신인 신원식 의원도 "(북한이) 도발 강도를 점점 높일 것"이라며 "내부 상황은 모르겠지만 2008년 김정일이 쓰러지고 2009~2010년에 점점 에스컬레이션(상승) 됐던 도발 형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했다.
다만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이보다 더 나가는 직접적인 도발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는 그야말로 남북관계 신뢰관계가 훼손되는 것"이라며 "그동안 진행된 북미관계의 진전까지 가지는 북한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도 "거기에 대비한 만반의 군사대비태세는 갖춰야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