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로 서울 아파트를 사기 어려워지면서 풍선효과를 누렸던 서울 빌라(다세대·연립주택) 가격이 9개월 만에 고꾸라지고 거래량도 줄고 있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0.02%를 기록했다. 전월(4월)까지는 0.01% 상승했지만, 5월을 기점으로 하락장에 들어선 것이다.
서울 빌라의 매매가는 지난해 8월(0.01%)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된 후 9개월간 상승했다.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지난해 12월에는 0.36%까지 오르며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서서히 상승폭을 줄이더니 하락으로 돌아섰다. 지역별로는 강남보다 강북 지역 빌라 낙폭이 더 컸다. 낙폭이 가장 컸던 지역은 도심권이다. 전월보다 0.08% 떨어졌고 동북권은 0.05% 내렸다.
거래량도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지역의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 거래량은 4064건으로 작년 12월 5241건과 비교해 22.45% 감소했다. 올해 1월 3838건에서 2월 4805건으로 급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빌라 거래량이 최근 고꾸라진 것과 달리 아파트 거래량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월(3020건)보다 34.50% 늘어난 4062건이었다.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활발한 지역으로는 노원구(475건), 구로구(302건), 강동구(226건), 송파구(219건), 강서구(218건) 등이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빌라를 매입하기보다 6억원 이하의 아파트를 사겠다는 수요자가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아직 대출 규제가 덜하다 보니 빌라를 매입하려던 수요자들도 아파트 시장으로 이동했다"면서 "소형 평수의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3기 신도시 등 비교적 저렴한 공공 물량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자들이 늘어난 것"이라며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사업 속도도 늘어지면서 정비사업을 기대해 빌라를 매입하려는 수요자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