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도 해외 수주액이 지난해의 1.5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데다 건설사들이 입출국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추가 수주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 전망이 좋지 않다.
1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6월 8일 누적 기준 약 15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3억달러) 보다 약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해외 수주액이 늘어난 것은 중동 국가에서 선전한 영향이다. 중동에서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약 74억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주액인 47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이어 △아시아 64억달러, △중남미 27억달러, △태평양·북미 24억달러, △아프리카 5억달러, △유럽이 1억달러 순이었다.
하지만 마냥 좋기만한 상황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해외 수주액 증가가 지난해 중동에서 수주가 지연되고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2006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주실적인 223억달러를 기록했던 데 대한 기저효과로 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에 계약을 못하고 올해로 이월된 수주 물량이 올초 대량으로 성사된 것"이라면서 "다만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수주가 위축된 것을 감안하면 실적이 나쁘지 않아 최악은 면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에는 수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해외 수주는 1월에 56억4000만달러, 2월 37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배가 넘는 수주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3월부터 18억2000만달러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후 4월에도 17억9000만달러, 5월 19억달러 등으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중소 엔지니어링사 중에는 추가 수주가 이어지지 않는 곳도 있어 당장 2분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 출·입국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엔지니어링사들이 국내에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일부 회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해외 신규 수주를 포기하고 국내 시장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은 올해 목표 수주액을 낮추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해외 수주 성적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봐서 국내 수주에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계약 성사 가능성이 있으면 해외 수주 활동을 최대한 진행하려고 하지만, 세계적 분위기가 해외 사업에 여의치 않은 환경인 만큼 쉽지 않다"면서 "올해 하반기까지 추가 수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올해 전망이 크게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자사 수주 실적에 따라 올해 전망을 다르게 보고 있을 것"이라면서 "떨어진 유가도 많이 회복한 상황이고 코로나19로 발이 묶였다고 해도 정해진 발주를 갑자기 연기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크게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