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친조국 성향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靑 재량권 남용 확실·청부감찰 의심 농후"

열린민주당 비례 6번 주진형 후보가 지난 4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도입방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열린민주당 주진형 최고위원 겸 정책위의장이 12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금융감독원 감찰 논란에 대해 "청와대가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서야 한다"고 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제2 비례정당이자 '극문(極文극성 문재인 지지층)' 비례 정당을 표방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지난 3월 16일 총선 출마 신청 직전까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검증과 감찰 등을 담당한다. 그런 당에 속한 주 최고위원이 청와대를 직접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성인 홍익대 교수의 칼럼을 올리며 "청와대의 재량권 남용은 확실하고 청부감찰 의심도 농후하다는 내 생각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칼럼을 언급하며 "(전 교수는) 윤 원장이 이번 중징계 요구를 절대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동시에 섣불리 사퇴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며 "금융감독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서 물러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반이 올해 초 금융권의 투서를 받은 뒤 지난 2월부터 4개월 동안 윤석헌 금감원장과 금감원 간부, 금감원의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검사 및 제재 과정 등을 감찰했지만 별다른 비위를 확인하지 못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주 최고위원은 "금융감독의 중립성과 자율성은 금감원장 혼자 지키는 것이 아니다"라며 "청와대가 금감원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대놓고 침해하고, 금융위원회가 뒷다리를 걸고 부원장 인사를 갖고 압박을 하는데, 금감원장 혼자 사임만 거부한다고 금감원 독립성이 지켜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럴 바에야 차라리 원장이 그만두면 좋겠다는 소리가 금감원 내부에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주 최고위원은 한화투자증권 사장 출신으로, 지난 4·15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6번을 받았으나 당선권에 들지 못해 낙선했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음주 운전 전력'과 '아들의 한국 국적 포기'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단 부단장을 맡았다.

주 최고위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번 민정수석실에서 윤 원장에 대한 특별감찰이 정치적 로비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할 근거는 아직 없지만 여러 분야에서 계속적으로 윤 원장에 대해서 반발을 하는 세력들이 많다는 것은 금융권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라며 "피감 기관인 은행이 혹시라도 정치적 로비를 통해 감독원장을 흔들려고 한다면, 또는 거기에 정치권이 나서서 동조하는 것이라면 굉장히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열린민주당은 주 최고위원의 견해는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회 대변인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 차원에서 입장을 내거나 할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