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심사에 대한 중간심사 내용을 통보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두 조선소의 가스선 점유율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경쟁법 전문매체 엠렉스는 "EU 집행위원회가 최근 현대중공업에 '스테이트먼트 오브 오브젝션스(Statement of Objections·SO)'를 통보했다"고 11일 전했다. SO는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중간심사보고서와 같은 것으로, 일반적인 진행 절차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보고서에 "탱커,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에서는 경쟁제한 우려가 해소됐지만 가스선 분야에서는 아직 완전히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EU집행위원회는 오는 9월 3일까지 양사의 LNG(액화천연가스)선, LPG(액화석유가스)선 부문을 주로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의 LNG선 세계 시장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약 60%에 달해 가격을 높이거나 선택권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EU집행위원회 중간심사보고서를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심사대상자로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고, 빠른 시일 내 EU 집행위원회에 추가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중공업은 유럽연합 외에도 싱가포르,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에 각각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냈고, 일본과는 지난해 9월부터 사전협의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카자흐스탄만 합병 승인을 내줬으며, 나머지 5개 국가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합병은 무산된다. 일부 국가가 기업 결합을 승인해주면서도 일부 자산을 매각해 선박 건조 능력을 축소하거나, 기술·계약을 경쟁 업체에게 양도하는 조건을 걸거나, LNG선 사업을 제외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가 6개국에서 모두 통과되면, 한국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양사의 지분을 맞교환하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물적 분할을 진행해, 한국조선해양(존속법인)과 현대중공업(신설법인)으로 분리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로보틱스를 분할해 순수지주사로 전환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