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빙그레 ‘양강구도’... 빅스타 마케팅으로 점유율 경쟁 돌입

빙그레는 개그맨 유재석을 슈퍼콘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올 여름 마케팅에 나섰다.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빙그레의 공세가 무섭다. 빙그레는 지난 3월 말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등의 성장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아예 경쟁사를 사들인 것이다.

현재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으로 3~4년 전부터 시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시장이 경쟁사가 구축한 영역을 빼앗는 점유율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빙그레는 메로나, 투게더 등을 앞세워 바와 떠먹는 아이스크림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콘 시장에선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선 콘 사업 강화가 절실했기에 지난 2018년 슈퍼콘을 출시했다. 슈퍼콘은 출시 초부터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 등 성과를 냈지만, 콘 시장 1위 롯데제과 월드콘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빙그레가 월드콘에 이어 2위 제품인 브라보콘을 생산하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이유다. 빙그레는 지난 3월 31일 해태제과식품이 보유한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1400억원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해 롯데제과가 장악하고 있는 콘 시장을 확실히 빼앗겠다는 것이다.

그래픽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시장 지각 변동도 예상된다. 그동안 아이스크림 시장은 롯데제과·롯데푸드 등 롯데그룹 계열과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이 경쟁하는 3강 구도였다. 그러나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롯데와 빙그레 연합의 양강 구도로 바뀌었다.

닐슨코리아가 조사한 올해 1분기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을 보면, 롯데제과(32.5%), 롯데푸드(14.1%)를 합친 롯데 계열이 46.6%로 시장 1위다. 그 뒤를 빙그레(27.9%)가 해태아이스크림(12.1%)을 인수, 점유율을 40%로 끌어올리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 여름 아이스크림 성수기를 앞두고 빙그레와 롯데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빙그레는 EBS 인기 캐릭터 펭수를 붕어싸만코 광고 모델로, 개그맨 유재석을 슈퍼콘 광고 모델로 각각 기용해 올 여름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 트롯’에 출연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트로트 가수 영탁이 부른 트로트 버전의 슈퍼콘 CM송도 선보였다.

롯데도 반격에 나섰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월드콘 광고 모델로 발탁하며 e스포츠와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제과가 월드콘 광고를 하는 것은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롯데제과는 다음 주에도 설레임, 엄마의실수 등 기존 제품에 새로운 맛을 추가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