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계에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스마트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유리온실 등 원예분야에 주로 도입된 ICT 기술이 한우·젖소, 돼지, 닭 등을 사육하는 축산 분야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닭이 물을 먹는 모습.

농진청은 LG이노텍과 함께 육계의 실시간 영상 이미지를 활용해 체중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육계(고기용 닭)의 무게를 일일이 재지 않아도 출하 시 체중을 알 수 있다. 육계농장은 출하 즈음 닭의 무게를 수십 마리에서 수백 마리까지 일일이 측정하지만 실제 출하 시 체중이 변화하면서 측정치와 차이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육계농가와 닭고기 판매 업체가 맺는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닭 출하 체중과 ±50g의 오차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페널티를 물게 된다. 농가입장에서는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새로 개발된 기술은 카메라 영상으로 관측한 육계의 크기 정보를 활용해 출하할 때 전체 평균 체중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육계 사육 영상 빅데이터를 분석해 총 5만5974건의 일령·체중별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또 육계의 크기 이미지와 실제 체중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출하 시 체중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해당 기술은 육계 실측 평균 체중 1.6㎏을 기준으로 예측 평균 체중과의 오차가 20.3g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농가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출하 체중의 오차범위(±50g)에 해당돼 추가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다. 닭이 목표체중에 도달하는 시기를 예측할 수 있어 육계 출하 전 체중 측정에 소비되는 노동력도 절감할 수 있다.

농진청은 이번 개발로 양계농장들이 연간 96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우·젖소, 양돈 농장에는 ICT 기술이 접목된 자동 사료 공급장치 설치가 대거 이뤄지고 있다. 이 장치는 정해진 시간이 되면, 사료저장 창고에서 자동으로 사료가 공급한다. 사육 두수에 따라 다르지만 사료 공급에 필요한 인력이 사실상 거의 필요 없게 된다. 소나 돼지의 연령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사료량을 원하는대로 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스마트폰으로 사료 공급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소와 돼지에 개별 식별장치를 부착하고 축사 시설에 센서 등을 설치할 경우 개체별 일일 사료 섭취량과 체중 증가도 파악할 수 있다.

꼼꼼한 관찰이 필요한 가축의 임신·질병 등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보급되고 있다. 유라이크코리아는 경구 투여형 실시간 축우 헬스케어 통합 서비스 라이브케어를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라이브케어는 IoT 센서를 내장한 바이오캡슐을 통해 축우의 반추위 내에서 체온 및 활동량 등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로라(LoRa)망으로 전송한다. 딥러닝 분석 결과는 애플리케이션과 웹 프로그램으로 농장 사용자에게 제공된다.

라이브케어를 이용하면 개체별 컨디션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질병 조기감지 및 번식 관리가 가능해진다. 농가는 축사 내 전염병 확산 예방, 항생제 절감, 공태일(축우의 비임신 기간) 감소 등 농가 생산성 및 품질 향상 효과 등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소 코로나바이러스 설사병 ▲구제역 ▲식체 ▲산욕열 ▲패혈증 ▲케토시스 ▲유방염 ▲유행열 ▲일본뇌염 ▲폐렴 등 40여가지의 다양한 질병의 예방과 조기치료가 가능하고, 발정시기와 분만시기까지 98%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유라이크코리아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는 물론, 덴마크·브라질 등에 설립한 현지법인과 소프트뱅크를 통해 세계 각국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4월에는 일본에 200만달러(약 24억6000만원) 규모로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라이브케어를 적용한 일본 와규목장.

양창범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축산 현장에도 축산 농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국내 축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