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품질인증 고전⋅코로나발 TV 수요부진 탓
1년여 동안 스톱돼 있던 '대형 OLED 생산거점'
최근 OLED TV 판매 기지개 켜며 소비 회복조짐
4분기 가동說도 나오지만, 7월 마지노선일 듯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이 7월부터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공장 준공식을 하고, 그해 하반기 중 대형 OLED 양산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던 데서 1년가량 늦춰진 것이다. 수율(완제품 비율) 문제에 이어 고객사 품질인증 지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TV 수요 부진이 겹친 탓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그러나 최근 경제활동이 일부 재개되기 시작하고 OLED TV 소비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자 파주 공장과 함께 패널을 생산할 광저우 공장 가동 시기를 다음달로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말 준공한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8세대 OLED 공장 전경.

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간 대형 OLED 생산량 목표치를 약 500만대 정도로 잡고 다음달부터 광저우 공장을 본격 가동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다. 현재 파주에서의 대형 OLED 연간 생산량이 330만대인 만큼 목표로 한 500만대 분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늦어도 7월부터는 광저우 공장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광저우 공장의 생산여력은 약 월 25만장으로 7월부터 매달 이만큼을 양산해내야 연말까지 150만장을 커버할 수 있다.

올해 1월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0’ 때만 해도 LG디스플레이의 연간 OLED 생산량 목표치는 1분기 광저우 본격가동 계획과 맞물려 600만대였다. 그러나 고객사 품질인증에서 시간이 소요되고 여기에 코로나 사태 등이 겹치면서 지난 4월 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측은 이 수치를 10% 하향한 530만대로 조정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5월 초까지 미국 등에서 이례적으로 저가 LCD(액정표시장치) TV가 많이 팔렸는데 코로나로 재난지원금이 풀리고, 소비자들이 ‘집콕’ 하면서 온라인으로도 살 수 있는 가격대 TV를 산 것"이라며 "200만~300만원대 하는 OLED TV는 오프라인성이어서 직격탄을 받았었던 게 사실이지만 막상 오프라인 매장을 여니 수요가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는 게 LG디스플레이의 판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LG전자가 올해 첫 출시하는 48인치 OLED TV용 패널 100% 공급을 확정한 상태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달 중 영국 등 유럽시장에서 이 TV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광저우 공장에서 본격 가동에 앞서 시험생산하는 물량으로 초기 납품을 하는 것이다.

LG전자가 이달 중 유럽시장에서 첫선을 보이는 48인치 OLED TV에 LG디스플레이 광저우에서 생산한 패널이 100% 들어갈 전망이다.

광저우 본격 가동 시기가 지난해 하반기에서 올해 1분기로, 다시 2분기에서 3분기로 재차 조정되자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감가상각 등을 이유로 가동 시기를 올해 4분기로 미룰 것이란 전망도 일부 내놓고 있다. 공장 본격 가동으로 매출액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자산이 비용화되는 감가상각에 들어가, 현재 분기·연간 실적에서 모두 적자인 LG디스플레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복수의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광저우 공장 가동과 관계 없이 올해 LG디스플레이 실적은 분기·연간 모두 적자가 불가피해보인다"며 "이 공장은 광저우 정부가 약 1조원을 투자했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 이상의 가동 지연을 묵인하기 어려운 만큼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LG디스플레이의 공장 가동 시기는 7월이 마지노선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