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비오, 진원생명과학⋅VGXI 고소 "제조정보 공유 거부"
말 아끼는 진원생명과학 "5일 VGXI에서 입장 발표할 예정"

국내에서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허가를 받은 미국 제약사 이노비오가 국내 코스닥 상장사 진원생명과학의 자회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진원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VGXI가 '코로나 백신 대규모 생산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넘기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노비오는 이날 진원생명과학과 이 회사의 미국 자회사 VGXI를 상대로 미국 펜실베니아주(州)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VGXI는 이노비오의 코로나 DNA백신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백신의 생산을 담당한 회사다.

이노비오가 VGXI측에 제기한 문제는 VGXI가 부당하게 제조 정보 공유를 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백신의 생산량 확대가 가로막히고 있다는 것.

이노비오는 "VGXI가 백신을 대량으로 제조할 능력이 없으면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VGXI가 백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제조 과정 관련 정보를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소유한) 이노비오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VGXI는 이 정보가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3월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제약사 경영진과의 대화에서 조셉 김 이노비오 대표(사진 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이노비오는 고소장에서 "VGXI가 이노비오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 백신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셉 김 이노비오 대표는 4일 조선일보에 보낸 이메일에서 "VGXI는 초기 임상 시험에서 백신 후보 물질은 충분히 확보했지만, (판매) 승인에 대비해 생산량을 증가하려는 이노비오의 노력을 막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셉 김 대표는 "팬데믹 상황에서 효능에 대한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대규모 제조를 시작해야 하며, 이는 지금 시작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노비오가 목표로 한 생산량은 연말까지 100만 도즈(1회 접종분) 수준이다.

이노비즈는 만약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내년까지 적어도 5000만~1억 도즈에 달하는 생산량을 맞춰야 할 것으로 추정한다. 고소장에서 이노비오는 "VGXI는 3만 도즈를 만드는 데 시간이 2주 정도 걸리며, 수량에 제약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노비오는 재미 한국인 과학자 조셉 김 대표가 세운 회사다. 조셉 김 대표는 지난 3월 길리어드사이언스, 존슨앤존슨,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같은 대형 글로벌 제약사 대표들과 함께 미국 백악관서 열린 코로나19 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인지도를 높였다.

RNA(리보핵산)백신을 만드는 모더나와 달리 이노비오는 DNA(디옥시리보핵산) 백신을 만든다. DNA 백신은 RNA와 달리 상온 보관이 가능할 정도로 안정성이 높아 의료 인프라가 약한 저개발국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해 지난 1월 이노비오와 900만달러(약 108억원) 지원 계약을 맺었다.

지난 4월 말부터 이노비오는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 1차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지난달 20일 로이터를 포함한 외신들은 "미국 제약업체 이노비오가 개발 중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이 쥐와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항체를 형성했다"는 긍정적인 시험 결과를 보도했다.

재미 한국인 과학자 조셉 김 대표가 창업한 이노비오는 이달 중 미국 임상을 바탕으로 해당 백신이 인간의 몸에도 항체를 형성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일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과 2상을 허가 받았다.

조셉 김 대표는 이날 이메일에서 "한국에서 진행되는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은 국제백신연구소(IVI), 서울대와 진행하며 진원생명과학은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4일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VGXI에서 내일(5일) 관련 내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