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미디어 스냅챗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콘텐츠를 더 이상 홍보하지 않기로 했다.

3일(현지 시각)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스냅챗을 운용하는 스냅은 이날 스냅챗의 디스커버 섹션에서트럼프 대통령의 콘텐츠를 더 이상 홍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냅챗 계정 메인화면.

스냅은 성명에서 "인종 폭력과 불의를 선동하는 목소리를 증폭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인종적 폭력과 불의는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며, 우리는 미국의 평화와 사랑, 평등, 정의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에반 슈피겔 스냅 최고경영자(CEO)도 별도의 메모에서 "우리는 인종 폭력을 선동하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계정을 홍보할 수 없다"고 했다.

스냅의 이 같은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 후 확산된 과격 시위에 대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전이 시작된다"고 말한 지 일주일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트위터는 약탈이 총격으로 이어진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서도 "폭력을 미화한다"는 트위터의 정책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페이스북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을 부추기려는 의도는 없다고 부인했다.

스냅챗 디스커버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관련 콘텐츠 홍보를 중단한다고 해도 스냅챗에서 해당 콘텐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계정은 여전히 남아 공개되며 트럼프를 따르려는 사용자들은 여전히 그렇게 할 수 있고 대통령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2억2천900만명에 달하고, 특히 젊은 층의 지지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스냅챗에서 홍보 중단은 대선을 앞두고 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스냅챗 계정을 만들었고, 취임식 당시의 영상도 스냅챗에 공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스냅챗 계정 구독자는 지난 8개월간 3배로 증가해 150만명을 넘어섰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을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해 7월에 스냅챗 계정을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3년 가까이 늦었지만,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선글라스를 사용자의 얼굴에 합성해주는 필터를 제공하는 등 활발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스냅챗 구독자 수를 공개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