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1~5월 와인 매출 전년 比 228% 신장
대형마트도 와인·양주 매출 증가… 가성비·새로움 앞세워 '홈술족' 겨냥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면서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양주·와인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주류업계에서 양주와 와인은 겨울술로 통한다. 송년회 등 연말행사가 많고, 기온이 낮아 몸 온도를 높일 수 있는 고도주를 많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엔 계절과 관계없이 와인과 양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회식이 줄어든 대신 집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술을 찾아 마시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뒤론 편의점의 양주·와인 판매가 급증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평소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고가의 주류를 재난지원금으로 부담없이 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이마트24 화양가중점의 주류 코너.

◇"와인 사러 편의점 갑니다"… 다양한 품종에 픽업 서비스까지

이마트24는 3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와인·양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8.2%, 98.3%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 들어 와인과 양주 매출이 급증했다. 이마트24는 올해 들어서 매달 와인과 양주 판매량이 전월 대비 10%대 성장을 이어오다, 5월엔 와인 31.4% 양주 27.7%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5월 13일부터 31일까지로만 비교하면 전월 동기 대비 38.6% 판매가 늘었다.

CU도 올해 와인과 양주 매출이 지난해 동기(1~5월) 대비 각각 45.8%, 32.9% 신장했다. 역대 최고 매출 신장률을 갱신한 기록이다. GS25도 올해 1~5월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3%, 양주는 34% 늘었다.

와인과 양주 매출 확대에 편의점들은 술 손님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24의 경우 지난해 2월 처음 선보인 '주류 특화 매장'을 1900여개로 확대했다. 주류 특화 매장의 진열대엔 와인 80여 품목, 위스키 20여 품목, 수제맥주 10여 품목이 비치됐다. 마치 주류 전문 매장의 진열대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와인을 포함한 다양한 주류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늘고 있다"면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전문점 수준의 다양한 와인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와인을 사러 이마트24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CU는 오는 5일 고객이 원하는 주류 상품을 구매하면 지정 점포로 배송해주는 'CU 와인샵'을 론칭한다. CU의 멤버십 앱인 '포켓CU'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고객이 앱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미리 예약하면 지정한 날짜에 지정 매장에서 상품을 픽업할 수 있다. 이달에는 서울 시내 500여개 점포에서 이용할 수 있다.

CU 와인샵에서는 평소 편의점에서 볼 수 없었던 유명 와이너리에서 수입한 와인들을 만날 수 있다. 판매 와인은 소믈리에 자격증을 갖춘 상품기획자(MD)가 직접 테이스팅한 후 엄선했다. 가격대는 1만원 대부터 12만원 대까지 다양하다. 이와 함께 보드카, 진, 데킬라, 꼬냑 등 그동안 편의점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주류 10여 종도 'CU 와인샵'에서 구매할 수 있다.

롯데마트에서 판매 중인 이스라엘 와인 '바르칸 클래식'.

◇ '가성비 와인' 앞세운 대형마트… 코로나 속에도 매출 신장

대형마트에서도 와인과 양주는 효자 상품이다.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었음에도 와인과 양주 매출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올 1~5월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6% 올랐다. 양주는 13.7% 늘었다. 이마트도 올해 1~5월 와인 매출이 전년 대비 25.4%, 양주 매출이 7.8% 늘었다. 홈플러스는 와인과 양주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 5% 올랐다.

와인과 양주를 찾는 손님이 늘면서 대형마트들은 각자 특화 상품을 내세워 고객 잡기에 나섰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것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칠레산 '도스코파스' 와인을 4900원이라는 초저가에 출시했다. 도스코파스는 출시 직후 '가성비 와인'으로 입소문을 타며 1년치 초도물량 100만병을 4개월만에 완판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월 말 출시한 도스코파스 2번째 와인인 '도스코파스 샤도네이'도 벌써 10만병 가까이 판매됐다.

롯데마트는 평소 맛보기 어려운 이색국가의 와인을 선보이며 홈술족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롯데마트는 이달 이스라엘산 와인 '바르칸 클래식' 3종을 판매한다. 지중해성 기후인 이스라엘은 포도 재배에 최적화된 땅으로 깊은 와인 역사를 갖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포도주들도 사실은 이스라엘산 와인이다. 북미와 유럽에서도 이스라엘산 와인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대거 수입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홈술을 즐기면서 신규 와인 입문자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취향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이색 국가 와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가성비 와인으로 통하는 '무적 와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홈플러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인 미국 '갤로'와 손잡고 카퍼릿지(COPPER RIDGE) 와인 3종을 선보였다. 카퍼릿지 와인은 4990원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으며 출시 한 달 만에 11만병 이상 판매됐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회식 문화가 사라지면서 매출 타격을 입었지만, 홈술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며 "회사별로 매출은 줄었지만 한국 특유의 폭음 문화로 주류 시장이 왜곡됐던 게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정리되고 술을 다양하게 즐기는 새로운 주류 문화가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