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대 증시, 3월 저점 대비 40% 가까이 상승
투자자들, 美 사회혼란 보다는 경제활동 재개에 주목
"시위 장기화로 코로나 재확산 되면 증시에도 영향"

아직 완전히 종식 되지 않은 코로나와 미중 갈등,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조지 플로이드 시위. 미국을 둘러싼 지정학적·보건상의 위협에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 워싱턴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국 3대 증시인 S&P500, 다우존스 산업평균, 나스닥 모두 상승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지난 3월 23일 바닥을 찍은 후 계속 오르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약 두달 간 40% 가까이 상승했다.

이달 들어 미국 경제에 호재 보다는 악재가 될 만한 뉴스가 쏟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는 흐름 이다.

지난주 부터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해 사망한 데 따른 항의로 시작된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며 일부 주가 외출금지령을 선포하고 상점들이 다시 문을 닫았다.

지난달 30일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폐지하겠다고 엄포하기도 했다.

미국 투자회사인 밴티지포인트 인베스트먼트의 웨인 위커 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난주 내내 언론이 부정적인 헤드라인으로 도배 됐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전국적으로 경제활동이 재개 되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연방준비제도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사업을 재개 하고 있는 것도 시장이 활기를 띄는 배경 중 하나"라고도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인하한 뒤 투자등급을 포함한 회사채 매입을 시작했다. 기업들은 작년보다 낮은 금리로 두 배 이상의 규모인 1조달러(1216조4000억원) 이상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코로나 여파로 주가가 급락했던 항공, 금융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항공주는 올 들어 52%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3% 상승했다. 대형은행 등 금융주도 이달 2.4% 올랐다.

역사적으로 사회 불안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68년 흑인 인권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 당한 뒤 미국 전역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때도 S&P500지수는 10.8% 상승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탄핵 됐던 1999년, 월가 점령 시위가 있었던 2011년에도 증시는 올랐다.

다만 현재 증시 상승이 시위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지나친 낙관론'에서 비롯된 것이며 장기화 돼 경제 위축, 코로나 재확산을 초래한다면 증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뉴욕 투자은행 제프리스&컴퍼니의 스티븐 데상티스 주식 전략가는 "관건은 사회적 불안이 2주 넘게 지속돼, 바이러스가 재확산 되고 경제활동 재개가 지연될 지 여부"라고 말했다. 캐나다 왕립은행 산하 투자은행 RBC캐피탈마켓의 로리 칼바시나 주식 전략가도 "이번 시위가 소비심리나 기업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면 주식시장의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