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직·안재빈, 한국경제·국제경제·재정학회 공동 학술대회 발표
지난해 경제성장률 2%대 기록…코로나 사태로 추가 악화 가능성
"기술혁신 등 구조적인 변화 반영하는 정책 마련해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물가상승률 등 각종 경제 지표를 통해 가시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경제성장률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 수준으로 추정되는 국내 장기성장률이 지난 30년간 추세에 따라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꾸준히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왼쪽), 안재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오른쪽).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안재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3일 오후 한국경제학회와 한국국제경제학회, 한국재정학회가 개최한 공동 경제정책 학회 '코로나 이후 한국경제 이슈와 전망'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 거시경제 진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발표에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로 지난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그간 꾸준히 하락해온 경제성장률이 코로나 사태 등으로 최악의 국면에 치닫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0.2%로 전망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역성장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 2016년 김 교수가 제시한 '5년 1% 하락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기성장률은 지난 1990년 이후 5년마다 1%씩 지속적으로 내려오고 있다. 지난해 성장률까지 반영했을 때 우리나라 장기성장률(2014년~2019년)은 2% 수준으로, 추세대로라면 5년 뒤에는 1%, 10년 뒤에는 0%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경제성장률이 2025년에는 1% 수준으로 떨어지고, 2030년에는 0%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연구진은 단기성장률 위주 분석에서 벗어나 장기성장률 하락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장기성장률이 하락하는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최근들어 나타나는 '인적자본' 축적률 저하는 우려스럽다고 했다. 기술혁신 등으로 노동, 자본 증가분 이상의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총소요생산성(TFP) 증가율,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통해 체득하는 지식, 기술을 일컫는 인적자본 축적률이 최근들어 하락하고 있다.

연구진은 장기성장률이 하락한 요인으로 노동의 능률을 의미하는 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 감소, 산업구조 변화, 고용률 증가율 감소 등을 꼽았다. 이때 산업구조의 경우 특히 고용 측면이 지난 30여년동안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 산업 부문에서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 산업 부문으로 급격하게 재편됐다.

연구진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더불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고용비중이 과도하게 쏠리는 근본원인을 파악하고, 이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장기성장률 하락 가능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