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거대 여당 포용적 자세 보여줘야지"
강기정 "제가 청와대 협상파"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2일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들고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미리 도착해 강 수석을 만났다. 강 수석과 악수한 김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노고가 많으시다고 문 대통령께 전해달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 수석은 "정부가 나름대로 성심성의껏 코로나 방역조치를 했다"며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문제를 꺼내들었다. 강 수석은 "1차 추경은 10조원 이상 집행했고, 2차 추경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거의 95~100% 집행이 됐으니 3차 추경을 (국회에서) 6월에 꼭 좀 통과시켜 달라"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코로나 경제위기 선제 극복에) 상당한 금액이 투입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3차 추경을 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보는데, 협조할 부분은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에 강 수석은 "(3차 추경에) 35조 3000억원 정도인데, 예결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며 "대통령이 5일에 국회 개원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그러니 빨리 개원할 수 있도록 (강 수석이) 해 주셔야 한다"며 "지난 30년간 국회가 관행대로 해 온 대로만 하면 크게 문제될 것도 없는 것 같다. 거대 여당이 포용적인 자세를 좀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말에 강 수석이 별 말 없이 웃자 김 위원장은 "강 수석이 여당에 영향력을 행사해서 빨리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고, 강 수석은 "청와대 내에서도 제가 협상파 중 하나"라며 "저는 국회에 있든 없는 아무튼 늘 대화를 하고 있는 편이었다"고 말을 맺었다.

통합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공개 환담에 이어 30분 정도 진행된 비공개 차담회에서 원 구성 협상과 관련, "177석 거대의석 보유하고 무슨 걱정이 그리 많냐"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30년 민주화 이래 해 온 관행은 지키는 것이 원칙이다. 서로를 위해 그것이 좋다"며 "억지로 없던 것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코로나 19가 지나면 여야 논쟁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경제 회복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합리적인 국정운영이면 적극 협력한다"고 했다.

두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마주한 것은 4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 때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의 요청으로 비대위 대표를 맡아 민주당이 제1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강 수석은 공천배제(컷오프)를 당했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청와대 회동을 할 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여야 원내대표 오찬회동에서 강 수석에게 "여야가 정기적으로 만나도록 추진해 보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당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마주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