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염 전망으로 중견·중소기업의 선풍기와 에어컨 등 여름 가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재택근무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예년보다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2일 소셜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5월(1~25일) 에어컨을 구매한 소비자는 전년 동기 대비 43%가 증가했다.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며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6~8월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20~25일(지난해 13.3일)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며 재택근무를 위해 냉방 가전을 구매하는 경우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월 말부터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을 구매하면 구매 비용의 10%를 환급해주는 ‘2020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 비용 환급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여름 가전 수요를 늘리는 요인 중 하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코로나로 소비자들이 ‘집콕’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며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값 싸고 에너지 효율이 좋은 중견·중소기업의 여름 가전을 찾고 있다"고 했다.

왼쪽부터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2’, 오텍캐리어 ‘캐리어 창문형 에어컨’, 신일전자 ‘2020년형 에어서큘레이터’.

국내 가전 업체 파세코가 지난 4월 선보인 ‘창문형 에어컨2’는 출시 한 달여 만에 누적 판매 1만대를 기록했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가 붙어있는 일체형이어서 원룸 등 좁은 공간에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올해는 삼성 인버터(전력 변환 장치) 컴프레서(압축기)를 장착해 기존 제품보다 소음을 반으로 줄였다. 취침모드 기준 조용한 주택의 거실 수준인 44dB(데시벨)이다.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으로 구매가의 1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출고가는 50만원대 후반이다. 파세코 관계자는 "주문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공장 3개 생산라인을 풀가동해 물량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3위 에어컨 제조 업체 오텍캐리어도 지난달 ‘캐리어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하며 여름 공략에 한창이다. 냉방과 제습, 송풍을 모두 적용한 올인원 제품으로 냉방은 8단계로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24시간 타이머 기능으로 자동 꺼짐·켜짐이 가능하며 저소음 모드로 공부나 취침 시 사용하기 좋다. 출고가는 60만원대다.

국내 선풍기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신일전자도 지난달 ‘2020년형 에어서큘레이터(공기순환기)’를 선보였다. 소비전력 2W(유아풍 기준)로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소음은 속삭임 소리(30.5dB)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공지능(AI) 모드로 주변 환경을 감지해 알맞은 풍속으로 바람을 내보내는 게 특징이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에어서큘레이터를 2015년 출시해 2019년까지 160만대를 판매했다"며 "올해도 단품 기준 13만~14만원대에 홈쇼핑 채널에서 적극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