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3년 만에 자산 4배 급성장했지만
금감원 현장 검사는 아직까지 받은 적 없어
올해 하반기 예정된 검사는 코로나로 미뤄질 듯

카카오뱅크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설립 3년 만에 자산은 4배나 커졌고, 순이익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185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137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카카오뱅크가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사례처럼 되고 있지만 정작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든 금융당국은 조금 떨떠름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의 성장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금융당국 안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실시하기로 했던 카카오뱅크 현장 검사도 무산될 위기다.

지난 4월 27일 카카오뱅크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용카드 출시를 알렸다.

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당초 올해 7월쯤 금감원의 현장 검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금융당국은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때 3년 동안 각종 검사를 유예해주기로 한 바 있다. 금감원은 금융사에 대해 주기적으로 종합검사, 경영실태평가, 소비자보호 실태평가 등을 진행한다. 금융사의 경영 상태를 점검하고 부실이나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한 3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올해 7월에 곧바로 현장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검사 일정이 꼬였다. 올해 예정돼 있던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대형 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는 아직 시작도 못했고, 보험사에 대한 종합검사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지난해 DLF 사태를 일으키는 등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낸 만큼 강도높은 종합검사가 예상된다. 보통 종합검사에는 금감원 담당 검사국 인원 대부분이 투입된다.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져서 금감원의 현장 검사가 재개되더라도 카카오뱅크에 대한 검사 일정은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이 '주의' 단계로 내려와야 현장 검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에 현장 검사가 재개되더라도 은행과 보험사에 대한 검사 일정부터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검사 업무는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 담당인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검사 업무도 함께 맡고 있다. 검사 스케쥴상 카카오뱅크에 대한 현장 검사는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급성장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데 금융당국이 제대로 속을 들여다 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자산 총액은 출범 첫 해인 2017년말에 5조8422억원이었는데, 2018년말에 12조1267억원으로 커졌고, 작년말에는 다시 22조7241억원으로 성장했다. 매년 두배씩 자산이 커지고 있다. 이미 자산규모는 지방은행을 제쳤다. 하지만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이 매년 받는 각종 현장 검사는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은행의 자산이 매년 두배씩 커지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인 만큼 한번쯤 카카오뱅크의 상황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카카오뱅크가 처음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 때 기대했던 디지털을 접목한 새로운 금융업의 모델 대신 기존 시중은행을 따라잡기 위한 경쟁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