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매장·고급백화점부터 나이키·노스페이스까지 털려

백인경찰에 의한 흑인의 부당한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시작된 미국 시위가 일부 참가자들의 약탈 행위로 변질 되고 있다. 일부 참가자들이 루이비통 매장 등 명품관과 고급 백화점, 상점을 부수고 들어가 물건을 훔쳐 나오면서 미 경찰도 강한 대응을 예고했다.

미 시위대가 휩쓸고 지나간 미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모습.

3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CBS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비버리힐즈, 시애틀에 있는 고급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과 명품 매장, 상점가가 밀집한 페어팩스 지구 인근의 쇼핑몰과 대형 상점에 시위대가 쳐들어가 상품을 훔쳐 도망간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건 포틀랜드의 루이비통 매장에 시위대가 몰려가 가방을 들고 나오는 동영상도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 아디다스, 노스페이스 등의 매장을 시위대가 부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 됐다. 캘리포니아의 복합 쇼핑몰인 베이스트리트에선 유니클로, H&M 등의 매장에 사람들이 들어갔다가 물건을 들고 나오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우리는 규칙을 지키며 무시당하며 사는 것에 지쳤다"며 약탈 행위를 정당화 하기도 했다. 경찰들은 약탈자를 쫓아냈지만 체포하지는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CBS는 이들이 조지 플로이드 시위를 초반에 주도했던 사람들과는 별개 조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 기자는 대부분의 시위대가 이런 약탈행위를 묵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LA는 도시 전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렸고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현장에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미셸 무어 서장은 시위대를 향해 "두번 다시 폭력적인 행위를 하지 말라"며 "개인과 사회의 불만을 평화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시애틀, 마이애미, 필라델피아, 시카고, 뉴욕 등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가 격화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미국 LA경찰 사무실이 불타고 있다. / AP연합뉴스
시카고 시내 에선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뒤 망가진 경찰차 위에 시민들이 올라가 있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왔고, 필라델피아에서는 시위대가 시 청사 앞에 있는 전 시장의 동상을 밧줄로 묶고 불을 붙이고, 경찰차를 비롯한 차량 여러 대도 불길에 휩싸였다.

시위대와 경찰 간 대립도 격해 지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경찰차가 시위대를 들이받는 장면이 포함된 동영상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확산 됐다. 뉴욕 경찰은 30일 200명이 체포된 데 이어 31일은 30명을 잡아들였다고 밝혔다. 워싱턴에서 백악관 인근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불꽃놀이용 화약 등을 던졌고 경찰은 군중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위대에 일부 좌파 급진주의 단체가 개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일부 도시에서 무정부주의자인 극좌파 단체가 폭력사태를 계획하고 조작한 것 같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차드 울프 장관 대행도 "평화적인 시위를 악용하고 있는 극단주의적이고 폭력적인 단체의 개입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