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팔릴 것은 다 팔렸다. 그렇다고 오름세로 방향을 튼 것도 아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도대체 어디로 방향을 잡을까.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가 완화될 조짐이 없고 다른 호재가 딱히 없다는 점을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말까지는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서울 아파트값, 멈추거나 소폭 오르내리거나
29일 KB국민은행 리브온이 발표한 5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과 같았다. 전달 대비 증감률이 0.0%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여파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월엔 전달보다 0.67%, 2월엔 전달보다 0.51% 올랐다. 3월과 4월의 전달 대비 상승률은 0.73%, 0.15%였다. 그런데 5월 들어 그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월 셋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은 8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5월 둘째주보다 0.04% 하락했다. 하락세의 시작은 3월 마지막주(-0.02%)였다. 서울 지역을 대표하는 대장주 아파트값은 소폭 내렸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5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4월보다 0.64% 내렸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4월 하락률(-0.91%)보다 낙폭은 줄었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매년 전국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코스피200' 지수와 비슷하다.
중위가격으로 따져보면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9억2013만원으로 4월(9억1997만원)보다 16만원 올랐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올해 1월에 최초로 9억원을 넘어선 9억1215만원을 기록했다. 한달 전보다 1464만원 올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3월엔 2월보다 352만원 오르더니, 4월엔 185만원만 올랐다. 상승폭이 줄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론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격이 하락하고 강북권 단지 시세가 조금 올랐다"고 했다. 강남권 11개 자치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11억5866만원으로 전월(11억5918만원)보다 52만원 하락한 반면, 강북권 14개 자치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5035만원으로 전달(6억4973만원)보다 62만원 올랐다.
◇"상승 동력이 없다…약보합세 유지할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더 하락하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상승 동력을 찾기도 쉽지 않아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당분간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적은 거래량 속에 보합을 유지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규제 기조가 계속되고 있고,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추가 공급 정책이 속속 발표됐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에서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지만, 서울 집값 하락폭이 줄고 인천 등 수도권과 충주, 청주 등의 부동산은 들썩이는 상황이라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상승폭과 하락폭이 크지 않은 상태"라며 "서울은 규제가 워낙 많아 수요 위축이 계속되고 있고 7~8월도 전통적인 비수기라 뚜렷하게 상승세를 보이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국지적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은 있을 것으로 봤다. 윤 연구원은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6억~9억원의 준신축 아파트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대세상승이라고 볼 순 없고, 일시적으로 상승폭이 커지는 풍선효과로 봐야 한다"고 했다.